​[아주초대석] 추미애 “DJ 정신 기려 반드시 야권 통합…경제민주화로 강한 정당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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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2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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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인터뷰

최초의 여성 부대변인, 최초의 판사 출신 야당 정치인의 수식어가 붙는 추 의원은 20대 국회 입성으로 ‘여성 의원 최초 지역구 5선’기록을 추가했다. 더민주 8.29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에는 ‘최초의 TK 출신 야당 대표’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석유선·김혜란 기자 = 시간은 20년 전인 1997년 대선 정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구의 세탁소집 둘째 딸이 ‘출세 비단길’인 판사직을 내팽개치고 정치인으로 ‘컴백 홈’했다. 고향 사람들의 반응은 당연히 싸늘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여권의 심장부인 대구에서 이회창이 아닌 야당 후보인 김대중(DJ) 캠프 선거유세단장 완장을 차고 나타났으니 말이다. 하지만 당시 그의 대구 유세전은 ‘추 다르크’라는 별명이 탄생할 정도로 강렬했다.

‘민주당 간판을 들고 다니면 돌 맞는다’는 반(反) 호남 정서에도 그의 TK(대구·경북) 유세는 멈추지 않았고, DJ는 결국 제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당시 추 다르크는 다름 아닌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서울 광진을)이다.

최초의 여성 부대변인, 최초의 판사 출신 야당 정치인의 수식어가 붙는 추 의원은 20대 국회 입성으로 ‘여성 의원 최초 지역구 5선’ 기록을 추가했다. 더민주 8.29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추 의원은 이번에는 ‘최초의 TK 출신 야당 대표’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첫 호남 출신 이정현 대표를 선출한 터라, 여야 모두 ‘지역주의 균열’을 상징하는 당대표 체제가 들어서면 내년 대선 판이 상당히 흔들릴 것으로 관측된다.

추 의원은 그러나 대선을 준비하기에 앞서 현재 더민주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꼭 통합하라”는 DJ의 유지라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이를 받들어 “분열의 역사를 끝내고 온전한 통합을 바탕으로 강한 정당을 만들겠다”며 수권정당의 길을 제시했다. 추 의원과의 인터뷰는 DJ 서거 7주기인 지난 18일 현충원 추도식을 마친 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추미애 의원은 “당 대표는 조물주가 아니다”라면서 “(더민주 대선주자가) 국민 지지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못 박았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당 대표 조물주 아냐, 공정한 대선 경선될 것”…‘이기는 강한 정당’ 되는 길은 ‘경제민주화’

재론의 여지없이 차기 당대표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대선 경선 관리’다. 다만 추 의원은 대선 경선 관리에 앞서 “강한 정당을 만드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당 대표는 조물주가 아니다”라면서 “(더민주 대선주자가) 국민 지지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못 박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국민 지지를 받을 것인가. 해법은 “대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강한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추 의원은 더민주가 강한 정당이 되는 최선의 해법으로 “경제민주화”를 제시했다. 세계적으로 저성장과 청년 실업이 심화되는 가운데 저출산·양극화문제를 해소하려면 경제민주화 밖에는 답이 없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그는 이미 지난 19대 국회에서 동료 의원 104명의 서명을 받아 ‘경제민주화 기본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은 국무총리 소속으로 경제민주화위원회를 설치해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정책을 수립·조정하게 하고, 위원회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를 거쳐 경제민주화 기본 계획을 3년마다 수립하는 골자다.

추 의원은 이 법을 당 대표가 되면 당론으로 재발의해 모든 정부 정책의 바로미터(기준)로 삼아, 경제민주화에 부합하는 정책과 그렇지 않은 정책을 선별해 ‘유능한 경제 정당’의 면모를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추 의원은 “다양한 분야의 경제민주화 이슈들이 국민들에게 미칠 장단기 영향을 평가하고 개선해 정책이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아무래도 당대표가 되서 경제민주화 기본법 안을 재발의 하면, 추진력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대에서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후방지원으로 추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면 향후 대선 경선이 불공정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정당 사상 최초로 대선 후보 경선 전 과정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어느 때보다 공정한 링을 만들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구체적인 경선 룰도 후보 측과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구성해 모두가 수긍하는 안을 도출할 것이란 계획이다. 당 대표는 경선 관리를 공정하게 하는 동시에 수권정당으로서 정책 비전을 후보에게 공급,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역할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 추 의원의 일관된 생각이다.
 

추미애 의원은 정치적 아버지인 DJ의 “꼭 통합하라”는 마지막 유언을 꺼내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DJ의 서거 이후 야권은 한 번도 온전한 통합을 이룬 적이 없었다는 자성에서다. 그는 “DJ가 말씀하신 통합의 뜻은 무너지는 민생 경제, 민주주의 후퇴를 위해 각자 할 몫을 다하라는 것”이라면서 “그리고 결국 반드시 통합해서 정권 교체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DJ 유지 받들어 반드시 야권 통합…정권 교체할 것”

유능한 경제 정당이 되기에 앞서 차기 당대표의 또 하나 큰 숙제는 바로 ‘야권 통합’이다. 그것이 없이는 사실 정권교체는 힘들다.

그러나 현재 더민주 안팎의 현실은 참담하다. 당 내부는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vs ‘비노(비노무현)·비문(비문재인)’논란으로 주류-비주류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당 밖에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호남 기반 정당이 양분되면서 20대 국회는 3당 체제로 변모했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통합을 위한 ‘추 다르크’만의 혜안이 궁금했다.

추 의원은 정치적 아버지인 DJ의 “꼭 통합하라”는 마지막 유언을 꺼내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DJ의 서거 이후 야권은 한 번도 온전한 통합을 이룬 적이 없었다는 자성에서다. 그는 “DJ가 말씀하신 통합의 뜻은 무너지는 민생 경제, 민주주의 후퇴를 위해 각자 할 몫을 다하라는 것”이라면서 “그리고 결국 반드시 통합해서 정권 교체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일단 “당내 통합이 우선”이란 생각이다. 그는 “친노·친문, 비노·비문의 경계를 허무는 강력한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 밖의 세력인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정치공학이 아닌 민심에 따라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계복귀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손학규 고문의 ‘합류’ 여부에 대해선 “그는 여전히 우리 더민주 소속”이라면서 “대선 국면에서 합류라는 표현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통합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판사 출신인 추미애 의원은 지난 2011년‘중산층 빅뱅’이라는 책을 집필, 일찌감치 중산층 붕괴를 사회재앙으로 규정하며 양극화 문제를 우려한 바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9월 정기국회, 대표 첫 데뷔전…공정임금제·4차 산업혁명으로 ‘청년의 꿈’ 이뤄야

사실 당대표가 되고 나서도 과제는 만만찮다. 당면한 과제는 9월 정기국회에서 원내 1당으로서 입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추 의원은 정기국회에서도 경제이슈 선점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여야 정치권이 앞 다퉈 강조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그는 ‘청년의 꿈’을 이루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모군을 언급하며 “다시는 꽃다운 나이의 젊은 인재가 꿈을 접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4차 산업혁명이 청년의 창발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지원되고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청년의 꿈을 ‘인큐베이팅(배양)’하는 데 적극적인 기업의 경우에는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반대로 그렇지 않은 기업에는 되레 패널티를 부과하는 식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판사 출신인 추 의원은 지난 2011년 ‘중산층 빅뱅’이라는 책을 집필, 일찌감치 중산층 붕괴를 사회재앙으로 규정하며 양극화 문제를 우려한 바 있다. 

그는 중산층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주요 해법으로 20대 국회에서 ‘공정임금제’ 화두를 다시 꺼내들 생각도 하고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입각해 하향 평준화된 최저임금제 대신 직종과 직무, 숙련도 등 사회적 기준으로 임금을 정하는 것이 ‘공정 임금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추 의원은 “공정임금제가 실현되면 비정규직과 정규직 차별 문제, 노동 유연성은 저절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18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20년 전 '대구의 세탁소집 둘째 딸'인 자신이 1997년 대선에서 DJ의 선거유세인단장으로 대구에서 활약, ‘추 다르크’로 불렸던 일화를 얘기하자, 수줍은 듯 조용히 미소짓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추미애 더민주 당 대표 후보 프로필

△1958년 대구 출생 △경북여고 △한양대 법대 △인천·전주지법·광주고법 판사 △제15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 △새천년민주당·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당선인 특사(미국·일본) △제18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더민주 경제정의노동민주화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민주 소녀상의 눈물 운동본부 위원장 △15·16·18·19·20대 국회의원(여성 의원 최초 지역구 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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