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투쟁위는 대책회의를 하고 국방부에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지역을 행정적 절차를 거쳐 검토할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투쟁위가 국방부에 제3후보지 검토를 요청하되 성산포대에 사드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을 단 것은 국방부가 제3후보지를 검토한 다음에도 성산포대가 최적합지라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쟁위가 국방부에 제3후보지 검토를 건의하기로 함에 따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에 사드가 배치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주변에 민가가 드물어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점을 갖췄다. 성산포대의 경우 1.5㎞ 떨어진 곳에 인구밀집 지역인 성주읍이 있어 주민들의 반발이 컸다.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위한 제3후보지를 물색할 경우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은 일찌감치 제기됐다. 염속봉산과 까치산 등 제3후보지로 거론됐던 다른 장소에 비해 사드 배치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염속봉산과 까치산은 해발 고도가 각각 870m, 570m로, 사드 포대를 배치하려면 산을 깎고 진입로를 새로 내야 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산에 사드배치 부지를 새로 만들 경우 환경파괴 논란으로 인한 공사 지연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사드 배치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내년 말로 잡힌 사드 배치 시한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와는 달리,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의 경우 대규모 공사를 하지 않고도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뿐 아니라 병력 주둔을 위한 막사를 포함한 부대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진입로도 이미 나 있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 부지 선정 과정에 적용한 기준으로 군사적 효용성, 작전 가능성, 주민 건강, 환경, 공사 기간, 비용 등 6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당초 성산포대가 사드 배치 장소로 선정된 데도 비용과 시간에 관한 고려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사드 배치를 위한 제3후보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직후만 해도 성산포대 외에는 적합한 부지를 찾기 어렵다는 기류가 우세했으나 제후보지 주장이 탄력을 받으면서 롯데스카이힐을 유력한 부지로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지난 9∼10일 롯데스카이힐에 대한 현장 답사를 했고 11일에는 국방부에서 사드 배치 계획을 총괄하는 류제승 국방정책실장도 이곳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스키이힐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사드 레이더가 바라보는 북쪽으로 약 7㎞ 떨어진 곳에 1만4천명이 거주하는 김천혁신도시가 있다는 점은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
국방부는 성주 주민들 사이에 아직도 의견 불일치가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성주군이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제3후보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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