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1조 유상증자는 터닝포인트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경영 악화에 처한 삼성중공업이 1조원대 유상증자로 터닝포인트를 마련할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1조1011억원(1억5912만주)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회사 자본총계는 이번 증자로 1조원 이상을 수혈해 6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증권가는 이를 통해 최소한 버틸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자를 마쳐도 여전히 부채비율이 높고, 손실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턴어라운드에 나설 시간을 벌 수는 있다는 얘기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증자에 성공한다면 부채비율은 연말 200%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올해 들어 수주가 전무한 상황이지만, 남은 하반기에 모잠비크와 인도에서 수주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하반기 흑자로 돌아설 경우 기업가치 상향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유안타증권은 삼성중공업에 대해 투자의견 보유와 목표주가 1만1000원을 유지했다.

삼성중공업 지분은 삼성전자(17.62%)와 삼성생명(3.38%), 삼성전기(2.39%)를 비롯한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이 나눠 가지고 있다.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을 모두 합친 지분은 약 24%다. 이번 삼성중공업 증자에는 삼성엔지니어링 때처럼 실권주에 대해 오너가 참여한다는 약속은 없었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회사 영업 현금흐름이 891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7월부터 내년 6월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은 3조8000억원 규모다. 이번 증자는 이런 상황을 한층 개선해줄 것으로 보인다.

현금성자산이 약 2조원으로 늘어나고, 내년에는 선박 인도량 증가로 인도대금이 증가해 현금흐름에 기여할 수 있다. 올해 수주 부진으로 내년 공사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도 현금흐름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문제를 풀기 위한 궁극적인 해결책은 업황 턴어라운드, 신규 수주 회복"이라며 "하지만 증자를 통해 적어도 1년 이상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안타증권은 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효과가 있으나, 목표주가에는 상향 조정 여지를 뒀다.

이재원 연구원은 "주당순자산가치(BPS)는 희석효과로 낮아진다"며 "하지만 유상증자로 유동성 위기를 넘고, 하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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