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스탠리 피셔 미국 연준 부의장이 미국의 단기 경제 전망을 낙관하며 인플레 및 고용 목표치 달성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21일 오전 콜로라도주 아스펜 연설에서 피셔 부의장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와 “닿을 거리”에 있고 고용은 2010년 저점에서 “인상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성장률은 향후 분기에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지난 6월 영국의 EU 탈퇴 충격과 그리스 부채 위기, 중국의 경제 둔화 등 대외발 충격을 잘 버텨내고 있다며, 신규고용이 꾸준히 늘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2%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기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피셔 부의장의 발언이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이 금리인상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핸슨 선임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피셔의 발언은 추가적인 금리 정상화를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 세인트루이트 연은 이코노미스트였던 대니얼 돈턴 역시 피셔의 발언이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11월 미국 대선 전에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피셔 부의장의 이번 발언은 자넷 옐렌 연준 의장의 현지시간 26일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차기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단서를 구하기 위해 정책위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옐렌 의장이 금리인상에 대한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RBC 캐피탈 마켓츠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잭슨홀 미팅의 주제가 미래를 위한 유연한 통화정책의 설계인 만큼 옐렌 의장은 보다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였던 코너스톤 매크로의 로베르토 페를리는 “옐렌 의장은 금리 가이던스를 던지기 보다는 피셔의 낙관적 경제 평가와 일맥상통하는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피셔 부의장이 21일 생산성 둔화 문제를 언급하는 데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는 데 초점을 맞추며 매파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피셔 부의장은 미국의 생산성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25% 늘어나는데 불과했다며 1949년부터 2005년까지 평균치인 2.5%에 훨씬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생산성 둔화가 지속될 경우 고용과 임금 성장률에 영향을 미쳐 경제 정책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장기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 인프라 및 교육 지출을 늘리고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성 향상은 장기 성장률을 올리고 임금 및 생활수준 향상을 위해 필수적이다. 시간당 산출량으로 집계되는 생산성은 1990년대 인터넷 호황기에 급격히 개선됐으나 최근에는 계속 둔화세에 있다. 생산성 문제는 연준 정책위원들이 예민하게 지켜보는 부분이다.
피셔 부총재는 여타 연준 정책위원들과 마찬가지로 공공투자가 생산성과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WSJ은 미국 하원 내에서 재정지출 증가를 둘러싸고 의견이 대립하고 있으며 11월 대선 불확실성도 남아있어 당장 이 같은 공공투자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