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8·KB금융그룹)가 리우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박인비는 10-10에 목마른 한국에 비록 목표는 못채워주었지만 9번째 금을 갖다주며 갈증을 달랬다. 그녀는 1900년 파리 대회 이후 116년 만에 올림픽 종목이 된 골프에서 한국 선수단에 값진 아홉 번째 금메달을 안겨줬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인비는 이번에 올림픽 金까지 따내며 남녀를 통틀어 세계 골프 사상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구본찬(23·현대제철)과 장혜진(29·LH)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양궁을 대표하는 선수로 새롭게 떠올랐다.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전종목 석권을 달성한 양궁은 한국이 리우올림픽에서 딴 9개 중 4개의 금메달을 책임지며 최고의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진종오(37·KT)의 ‘사격 황제’ 대관식은 극적이었다. 진종오는 남자 50m 권총 대회에서 193.7점을 쏴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2012 런던 올림픽 50m 권총에서 1위를 차지했던 진종오는 세계 사격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종목 3연패'를 달성했다. 또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에서 3회 연속 금메달, 4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됐다. 특히 진종오는 6.6점의 실수를 극적인 역전극으로 바꿔 놓으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대역전극의 기운은 남자 펜싱 에페 박상영(21·한국체대)이 이어갔다.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헝가리 게저 임레(42)를 상대로 10대14로 뒤진 상황에서 15대14로 기적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박상영이 위기의 순간 되뇌인 “할 수 있다”는 말은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의 힘'을 불러일으키며 희망을 전달했다.
손연재(22·연세대)는 리듬체조 불모지에서 핀 꽃이었다. 손연재는 21일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볼-후프-리본-곤봉 4종목 합계 72.898점으로 4위에 올랐다. 비록 목표였던 메달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리듬체조 변방의 한계를 극복한 손연재의 도전은 메달보다 훨씬 빛났다.
반면, 전통적인 효자 종목의 약세는 아쉬움을 남겼다. 세계랭킹 1위 김원진(양주시청·60㎏급) 안바울(남양주시청·66㎏급) 안창림(수원시청·73㎏급) 곽동한(하이원·90㎏급)을 보유한 유도는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에 그쳤다. 레슬링 김현우(28·삼성생명)는 부상 투혼 끝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배드민턴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이용대(28·삼성전기)-유연성(30·수원시청)은 8강에서 탈락했다. 남자축구 여자배구 여자핸드볼 등 한국 단체 구기종목은 1972년 뮌헨 올림픽 이후 44년 만에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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