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김온유 기자 = 한·중 수교가 24주년을 맞았다. 이와 함께 최대 수혜자인 '한류'가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양국간 신뢰 강화가 중요한 요소로 다시 떠올랐다.
올해 8월 24일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지 꼭 24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중 수교로 시작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의 뷰티 문화는 물론 식문화 등으로 퍼져나갔다.
처음 중국의 수억명 대중이 관심을 가진 것은 드라마 등 문화 산업 속 한국 유명 연예인들이었다. 이러한 호감은 그들이 착용한 의상이나 화장법 등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져 K-뷰티(화장품 한류)를 증폭시키는 데 기여했다.
실제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2조9280억원으로 전년(1조8959억원) 대비 43.76% 신장했으며,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으로의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2조629억원으로 전체 수출액의 70% 수준에 달했다. 이중 중국 수출액은 전체 수출의 40% 이상(1조2021억원)을 차지했다.
이를 통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큰 폭으로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으며 내수 경기를 일으키는 주역으로 거듭났다.
한국에 대한 친밀감은 음식 문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K-푸드(음식 한류)의 경우, 대(對) 중국 수출 주요 품목 중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매년 20%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공식품의 중국 수출액은 6조2300억 달러로, 전년(5억2700억 달러) 대비 18.2% 증가했다. 한국의 대 중국 수출 총액이 전년 대비 5.6% 감소한 가운데 얻은 성과다.
주요 품목 중 수출액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식품이 유일했다. 식품 수출은 지난 2011년 2억9700만 달러(약 3318억원)에 그쳤지만 4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규모가 커졌다.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드라마 등 문화 산업으로 인해 존재감을 알린 치킨은 그 중심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4년 방송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천송이 역)이 "눈 오는 날에는 치맥(치킨과 맥주의 줄임말)이 딱인데…"라는 대사 한 마디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중국 본토의 소비자들까지 영향을 미쳤다.
특히, BBQ는 중국 현지에서 가장 발빠르게 대응했다. 이미 2003년 한국 치킨전문점 가운데 최초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 중국에만 15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K-열풍이 언제든 식을 수 있다는 경각심이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 사소하게는 연예인들의 이미지 문제로도 중국인들은 쉽게 한국 문화에 대해 차단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국내 경기는 크게 출렁여야 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에 주력하되, 이를 세계화 발판으로 삼아 다양한 K-문화 소비처를 만드는 일에도 집중해야 한다. 중국과 크고 작은 마찰들이 곧바로 내수 경기 침체로 이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 그 같은 외부 요인에 소비 심리가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나라 문화상품 자체에 대한 충성 고객 확보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중국인들이 한국 가공식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안전 먹거리'라는 인식 덕분이다. 중국 소비시장의 3대 핵심 계층인 부유층, 젊은 세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한국인이 관광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운다는 보도나 한국산 식품·화장품 등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뉴스들이 끊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과도하게 연예인이나 드라마 간접광고에 의존하려는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광고 비용에 지나친 투자를 감행하다보면 제품 개발이나 제품 품질 향상에 대해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장기적으로 고객을 형성하려는 인식보다는 당장 이익을 추구하려는 근시안적인 시각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
미국과 함께 G2로 우뚝선 중국이 주요 수출국인 만큼,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 입지를 구축하고 아시아권 뿐 아니라 전 세계로 한국 문화의 우수함을 알리는 것이 한·중 수교 24년의 기로에서 대한민국이 되새겨야 할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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