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유료방송 시장 경쟁이 완화되는 국면에 접어들면서 IPTV 가입자 순증세도 둔화하는 모양새라 수익성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크다. 이에 경쟁 심화로 낮아진 방송 가입자당 매출액(ARPU)을 서비스 고급화를 통해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케이블TV방송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 가운데 케이블TV는 1445만8567명, IPTV는 1062만7245명으로 각각 49.2%, 36.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전히 IPTV 점유율은 상승, 케이블은 하락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
유료방송 시장은 2000년대에만 해도 산업평균 영업이익률 20%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하지만 2009년 이동통신 3사가 디지털로 무장한 IPTV 실시간 방송을 내세워 본격적인 가입자 모집에 나서며 경쟁이 격화됐다.
반면 케이블TV는 2011년 1분기 말 가입자 1500만명 선이 무너진 후 수년째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상위 4개 케이블 사업자(SO)의 점유율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으나 개별 SO들의 가입자는 4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IPTV 가입자 순증이 서서히 둔화하면서, 케이블TV 사업자의 숨통이 다소 트이는 모양새다. IPTV 사업자의 분기별 순증 가입자 수 규모는 2014년 3분기 54만8000명을 정점으로 2016년 1분기 34만1000명 수준까지 약 3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케이블사업자의 가입자 수는 순감 규모가 점차 줄어 올해 1분기에는 소폭이지만 1만4000명 늘어 순증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IPTV-초고속인터넷 결합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서 가입자 성장 여력이 낮아졌다. 합산 규제 도입에 따라 이동통신사가 가입자의 질적 성장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규제 등으로 인해 가입자 성장 여력이 낮아진 것. 여기에서 IPTV는 2015년 6월부터 시행된 유료방송 합산규제(KT그룹 점유율 규제)와 같은 해 11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선언한 것 등 두 가지 큰 전환점이 있다.
송재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합산규제와 인수합병 등은 케이블 사업자를 위협하던 IPTV 1, 2위 사업자의 유료방송사업 전략이 성장 중심에서 수익 중심으로 수정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처럼 난립한 사업자들이 벌이는 저가 경쟁에 발목이 잡히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렇다 보니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사업자간 경쟁으로 인해 진정한 ARPU 상승으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송 연구원은 "진정한 ARPU 상승을 이뤄내기 위한 열쇠는 초고화질(UHD) 방송 등 서비스 고급화"라며 "UHD가 상용화되는 시점에는 소수 사업자들 간의 상품 고급화 전략을 통해 ARPU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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