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이 시리아에서 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양국 관리들을 인용해 현지시간 23일 보도했다.
앞서 터키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를 결혼식장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로 지목하며 IS 소탕을 위해 시리아 내전에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고 발표했다. 터키는 터키-시리아 접경지역에서 이틀째 포격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터키-시리아 국경 근처에 있는 IS의 거점 자라불루스 전투에서 미군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전투기 공습, 군사정보 등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한 고위 미군 관계자는 말했다. 또다른 관리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 같은 지원을 제공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20일 밤 터키 동남부 가지안테프의 한 결혼식장에서는 자살폭탄 공격이 벌어져 어린이를 포함해 총 54명이 사망했다.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았지만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번 테러가 IS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터키가 미국 주도의 반 IS 동맹에 참여한 이후 올해 터키에서는 이스탄불 공항 테러 등 각종 공격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반테러 대책을 둘러싼 논의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터키는 시리아 내전 종식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이란과도 접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터키가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시킨 뒤 얼어붙었던 양국관계는 최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는 등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러시아는 앞서 시리아 영공에 터키 전투기가 발견되면 즉각 격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었지만 터키와의 급격한 관계 개선이 이뤄지면서 터키는 시리아 내전 개입에서 부담을 다소 덜게 됐다는 분석이다.
터키와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달리하지만 IS를 적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한편 지난달 터키에서 발생한 쿠데타 시도 이후 펫훌라흐 귈렌의 송환을 두고 터키와 미국의 관계가 소원해진 가운데 조 바이든 부통령은 현지시간 23일 터키로 건너가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하고 관계 회복을 위한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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