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폭염·김영란법에 '웃픈' 추석…타들어가는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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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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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DB[사진=김선국 경제부 기자]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이번 추석은 농어민들에게 '웃픈(웃고는 있는데 슬픈)' 명절일 듯 싶다. 35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농작물이 타들어가는데다, 김영란법' 영향으로 피땀흘려 수확한 농수축산물의 선물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때문이다.
   
추석 차례상 대표과일인 사과와 배는 연일 지속하는 불볕더위로 쪼개지고 타들어가면서 생산량이 10%이상 줄었다. 배추와 풋고추도 마찬가지다.

가축피해도 상당하다. 돼지, 닭, 오리 등 무더위에 폐사한 가축 수만 412만 마리에 육박한다. 우리 연안에서 양식하는 조피볼락(우럭), 굴비 등의 어종들도 고수온에 견디지 못하고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란법'은 농어민의 가슴을 더욱 멍들게 하고 있다. 추석이나 설 명절 특수에 팔리는 농수축산물은 40~80%에 이른다. 이는 명절만 기다리는 농어민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농촌진흥청이 분석한 '국산 농축산물의 명절소비 증가율'에 따르면 평상시 대비 명절기간 배는 9.9배, 한우는 5.7배, 전통주는 10.6배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연간 농수축산물 수요가 2조3000억원 줄 것으로 추산했다.

소비자들은 벌써부터 추석 선물 준비를 고민하고 있다. 고온이상으로 농수축산물의 가격이 오른데다 '김영란법'을 염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온라인과 모바일상에서 '김영란법 선물세트'라는 키워드가 생겼다. 

그러나 5만원 이하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보면 농어민은 한숨이 절로 난다. 생산비를 고려하면 축산물의 경우,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를 준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명절에 감사의 의미를 담아 농수축산물을 주고받으며 정을 나누는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을 '김영란법'이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고온으로 축 늘어진 농어민의 어깨를 '김영란법'이 짓누르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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