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숨 돌린 현정은 회장,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방어···법원, 쉰들러 패소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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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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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그룹 제공]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다국적 승강기업체 쉰들러그룹과의 법적 분쟁에서 승소를 거두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여주지원은 이날 쉰들러가 현정은 회장과 한상호 현대엘리베이터 대표, 등기이사 2명을 상대로 낸 7000여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현 회장 등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의 파생금융상품 계약이 정상적인 경영상 행위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오던 양사는 2011년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5개 금융사에 우호 지분 매입 대가로 연 5.4%에서 7.5%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으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이에 쉰들러는 2014년 당시 718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현 회장을 비롯한 당시 경영진들에게 제기했다.

쉰들러 측은 2014년 현대엘리베이터 감사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을 요청했으나, 감사위원회가 답변을 하지 않자 주주 대표소송을 냈다.

주주 대표소송은 회사의 이사가 정관이나 임무를 위반해 회사에 손실을 초래한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묻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이다.

현재 현 회장 등 대주주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26.10%이다. 업계는 만약 현 회장이 소송에서 질 경우 배상금 마련을 위해 상당 부분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만약 지분을 매각하면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현 회장의 지분율 하락으로 경영권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날 판결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잘 마무리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쉰들러 측은 이번 법원의 판결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쉰들러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진이 대주주의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회사에 70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끼친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이번 판결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쉰들러는 10여년간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보유한 선의의 투자자로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영진에게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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