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제가 ‘SK’라고 선창을 하면 여러분 모두 큰 목소리로 ‘패기’를 세 번 외쳐주시길 바랍니다. (선창) SK! (다 함께) 패기! 패기! 패기!.”
올 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낭독하는 자리에서 그룹의 기업문화인 ‘패기’를 강조했다. 이는 대·내외 변수들로 SK그룹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상황에서 임직원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였다.
또한 SK그룹이 추구하는 ‘비전 2020’ 플랜을 반드시 달성겠다는 최 회장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했다.
◆SK그룹의 미래비전은 ‘따로 또 같이’
SK그룹은 지난 2011년 매출액 155조원을 기록한 이래 2012년 158조원, 2014년 165조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공백이 길어진데다 때마침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경기 위축 등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최근 5년래 가장 낮은 137조8000억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들어 SK그룹은 최 회장의 본격적인 경영 복귀와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따로 또 같이 3.0’ 경영체제의 안정을 통해 신사업과 기존사업들이 가시적인 실적개선을 이어오고 있는 것.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 세전이익 10조원을 목표로 하는 SK그룹의 ‘비전 2020’ 플랜의 성공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최 회장이 내세운 ‘따로 또 같이’ 경영전략은 계열사들의 독립경영과 지주회사를 연결시킨 것으로 스스로가 따로 독립해서 잘 성장하되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같이’ 하자는 개념을 말한다. 즉 각 계열사들의 자율적인 경영 시스템을 존중하면서 본연 사업의 안정화를 이끌고, 신사업에 각 계열사들이 힘을 모아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최 회장이 지난 2005년 7월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통신과 에너지 등 최대한 다양한 카드로 무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각자 생존 능력을 갖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체질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따로 경쟁력’ 바탕으로 ‘같이 신사업’ 물꼬튼다
현재 SK그룹은 통신과 정유화학, 반도체 부문 등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IT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액화천연가스(LNG) △바이오·제약 △반도체 소재·모듈 등 5대 성장 신사업 육성에 적극 나선 상태다.
우선 기존사업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E&P)부문과 배터리부문 육성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중이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를 통해 IoT(사물인터넷) 진출 등 사업 다각화는 물론 시스템반도체 부문으로의 영역 확대를 노리고 있다.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신성장 사업도 집중 육성하고 있다.
LNG 부문은 자회사인 SK E&S의 가스전 개발 및 운송 기술을 바탕으로 LNG 밸류 체인(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원재료, 노동력, 자본 등의 자원을 결합하는 과정)을 중국까지 확대해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제약 사업은 SK바이오팜을 통한 신약개발 경쟁력과 SK바이오텍을 통한 의약품 생산 강점을 결합해 2018년 이후 신약개발에서 생산 및 마케팅까지 일원화 하는 글로벌 제약회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소재부문의 경우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과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 보유 업체를 인수해 안정적인 반도체 소재 시장 진입을 추진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이미 기존 사업부문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력을 자랑한다”며 “‘따로 또 같이’ 경영체제는 신사업 진출을 통해 더욱 빛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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