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극단적 날씨 탓에 유통업계 매출이 출렁이고 있다.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다 8월 마지막주 갑자기 서늘한 가을이 찾아오자 유통업체들이 계절상품 처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정한 판매 기간을 가지는 계절상품의 수요 예측이 어려워 업체가 날씨로 인한 손해를 떠안는 처지다.
30일 홈쇼핑 채널 GS샵에 따르면 이번 폭염기간 동안 명절 관련 주방조리도구의 매출이 부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명절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준비한 주방도구는 매출의 일부분을 차지했지만 그칠줄 모르는 더위에 외면을 당한 것이다.
또 8월 중순부터 시작하는 가을 의류 런칭 방송의 조율도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을 보이며 기상청의 무더위 예보가 오락가락한 탓에 일정을 쉽사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8월 마지막주 갑자기 찾아온 서늘한 공기가 간절기 상품 매출을 견인했다. 업체들은 계절상품의 처분에 고심하는 입장이지만 간절기 상품의 매출 증대는 반기는 분위기다.
GS샵은 지난 주말 가을 의류와 간절기 의류들의 판매가 급증했다. 27일 오전 방송된 ‘더 컬렉션’ 프로그램에서는 이탈리아 베지터블 양가죽으로 만든 고가의 코트가 20분 동안 850벌이 판매됐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손정완 디자이너의 ‘SJ WANI 밀링울 베스트 세트’ 역시 27분 동안 4300벌이 팔리며 목표 대비 50%를 상회하는 매출을 보였다.
GS샵의 속을 썩였던 명절 관련 주방조리기구들도 지난주부터 판매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27일 오전 방송된 ‘실리트 실라간 압력솥 콤비’는 40분 동안 13억원의 주문을 올렸다.
날씨에 요동치는 매출 현상은 오픈마켓도 마찬가지다.
G마켓은 지난 주말부터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카디건, 의류 등 간절기 상품 판매가 급증했다. 상품들의 전년대비 매출은 20%정도 낮은 상황이지만 전주 대비 매출액은 50%이상 올랐다.
자세히 살펴보면 남성 가디건(60%), 코트(78%), 후드티(186%), 여성조끼(79%), 여성점퍼(89%)가 전주대비 큰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또 담요와 극세사이불같은 간절기 상품도 각각 19%와 50% 전주대비 매출이 상승했다.
반면 선풍기와 에어컨 등 여름 계절상품은 한주만에 20%이상 매출이 줄어들었다.
또 다른 오픈마켓 11번가 역시 지난 주말 이틀간 간절기 상품의 매출을 집계해본 결과 평균 150% 이상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11번가는 스키시즌권 할인판매를 하는 등 겨울상품 판매에 나섰다.
반면 업계에서는 올해 이례적으로 8월 말까지 여름의류와 래시가드, 에어써큘레이터 등을 취급했지만 지난 주말 사이 대부분 상품을 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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