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창범 기자 = ‘IT강국’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로 대표되는 국내 통신업종의 브랜드에 대한 디지털 경험 소비자 만족도가 ‘낙제점’ 수준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업종에서 한국기업 브랜드의 디지털 경험이 ‘불만족’으로 조사되면서 대부분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다.
SAP 형원준 사장은 30일 양재 스포타임에서 개최한 ‘2016년 대한민국 소비자 디지털 경험 보고서’ 발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SAP는 이날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10개국의 분야별 700여 대표 브랜드들이 제공하는 디지털 경험을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형원준 사장은 “한국의 경우 기업들의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12점을 기록, 75%에 달하는 소비자가 디지털 경험에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응답자당 평균 점수에 따라 0~6점이면 ‘불만족’, 7점이면 ‘보통’, 8~10점이면 ‘만족’으로 평가되는데, 불만족 수준도 아닌 낙제점을 기록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통신, 하이테크, 자동차, 은행, 유틸리티, ISP, 소비재 유통업 등 7개 산업 부문의 37개 브랜드가 제공하는 디지털 경험에 대해 조사가 진행됐지만, 만족도는 고작 소비자 전체의 25%에 그쳤다. 나머지 75%는 ‘기업이 제공하는 디지털 경험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아태지역 전체 만족도 평균인 35%에도 미치지 못했고, 필리핀(54%), 말레이시아(43%)보다도 떨어지는 수치다.
디지털 경험 만족 지수가 플러스로 나온 국내 브랜드는 전체 37개 중 9개에 그쳤고, 7개의 산업 부문 중에선 하이테크와 자동차 산업만이 긍정적인 만족도 점수를 받았다. 하이테크는 16점, 자동차는 12점을 받았다.
반면 IT와 디지털의 중심 업종인 통신업종은 마이너스 점수를 받으며, 소비자들로 부터 브랜드 신뢰를 얻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신의 경우 가장 낮은 -18점을 받았고, 이어 정부 -14점, 소비재 유통업 -13점, 은행 -12점, 유틸리티 -10점을 받았다.
형 사장은 “SAP의 디지털 경험 보고서 발표는 디지털 변혁의 시대에 각 업계와 기업이 지향해야 할 전략적 방향성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를 통해 디지털 경험에 만족하는 소비자일수록 해당 브랜드에 다양한 유형의 개인정보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며 “적절히 제공된 개인정보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양질의 디지털 경험으로 이어지고, 양질의 디지털 경험은 또다시 소비자의 개인정보 제공을 촉진하는 선순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디지털 경험 만족도와 비즈니스 성과의 높은 상관관계도 확인됐다”고 형 사장은 설명했다.
한편 원할 때 상시 제공, 반응성과 상호작용, 설렘과 흥미 등 디지털 경험을 평가하는 14가지 속성에 대한 중요도 평가도 진행됐다. 국내 소비자들은 안전과 보안(53%), 맞춤형 오퍼 제공(38%), 일관성, 통합성 및 단순성(33%)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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