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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이동걸 산은 회장 “조양호 회장과 부족자금에 대한 시각차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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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3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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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산은에서 열린 '한진해운 제시안 수용불가'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산업은행]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0일 자율협약 중인 한진해운에 대해 채권단의 신규 지원 중단 방침을 밝혔다.

이 회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 논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자금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이날 오전 긴급 채권단 회의를 열고 한진해운에 대한 자율협약 종료 안건을 논의 후 추가지원 불가 결정을 내렸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율협약이 마감인 다음달 4일 이전에 한진 측이 추가 자구안 제출할 경우, 협상의 여지가 있는가?
-사실은 최근 3~4일을 기준으로 약 세 차례 협상이 있었다. 특별한 진전이 없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현재로서는 채권단의 신규 지원불가 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다음달 4일까지 자율협약이 종료되는 가운데 다시 협상안 나온다는 경우에 대한 가정해 말하기 어렵지만 최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해운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약 17조원의 손실을 전망하는 추측이 있다. 채권단도 이에 동의하는가?
-선주협회에서 하는 주장은 언론보도를 통해 봤다. 물론 선주협회는 이익단체로서 이런 목소리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저희가 볼 때 우선 3000억원의 부족자금 부분도 숫자상 서로 생각이 다르다. 채권단이 볼 때는 최소 부족자금은 5000억~8000억원 가량이다. 17조원의 손실 예상도 선주협회도 나름 근거가 있겠지만 채권단 입장에서는 그런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이 부분은 서로가 문제를 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 채권단은 손실 피해규모를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두겠다.

◆오늘 발표 이후 향후 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법정관리를 들어가고 난 뒤 다음 일정은 아직 회사 측의 입장이 없어 가정하기 힘들다. 일반적인 절차는 개시신청이나 인가결정이 순서다. 법정관리 문제가 정식으로 제기되면 절차에 대해 말하겠다.

◆채권 회수 과정에서 선후 문제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한진 측에 법정관리를 독촉할 의향이 있는가? 그리고 손실최소화의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법정관리가 결정되면 각종 압류가 예상되는데 아마 한진 측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거라고 본다. 손실최소화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다. 국익에 반해서 손실의 규모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 중이다. 다음 기회에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설명하겠다.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자금을 집어넣게 되면 해외채권단이 상거래채권 명목으로 빼간다고 하는데?
-이것이 신규 자금지원을 할 수 없는 큰 이유다. 자금을 넣게 되면 해외에서 다 빼간다. 채권단이 지원하는 신규자금이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해외 용선주에게 용선료 지불, 해외 항만하역업체 등 해외 채권자의 상거래 채무 상환에 쓰일 것이다. 한진 측의 자체 조달자금이 미흡한 상황에서 채권단이 신규 지원을 하는 건 국내금융기관의 돈으로 해외 거래처가 받을 연체채무를 대신 갚아 주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한진이 이번 발표 이전에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자산을 빼돌리지 않았냐'라고 판단하는 것은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한진해운 측을 믿고 싶다. 유동성 지원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믿고, 반대의 상황은 생각하지 않는다. 한진그룹이 선대부터 국내 경제에 기여해 왔던 것을 보면 그런 사실에 대한 언급 자체도 상대방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것 아닌가 싶다.

◆과거 STX팬오션이 비슷한 유동성 위기 때 지원을 했는데 한진 측에 차별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팬오션과 한진해운은 비지니스 모델이 다르다. 팬오션은 통상 벌크선 등으로 체결됐다. 해외상거래 채권까지 채무 동결해 손실을 부담시키고, 비지니스 모델 유지하는 구조다. 그러나 한진해운의 경우는 컨테이너선 중심이기에 얼라이언스에 가입해 항로 운항비와 용선료 미지급등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사업유지가 어려운 구조다. 그런 것을 감안해 팬오션처럼 정상화 하는 것은 지금으로선 굉장히 어렵다.

◆조양호 회장과 만나 논의하셨다고 했는데, 조 회장과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무엇인가?
-최근에 조 회장을 만난 적이 있다. 어찌됐건 대한민국이 오늘날 경제적 발전을 이루는데 기업이 공로가 크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인 불황국면과 유가하락 등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것에 안쓰러움을 느낀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에 1조원 가까이 자금을 투입하고, 추가로 재원을 넣어야 하는 상황과 고뇌에 대해선 이해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채권단이 처한 환경은 기업구조조정에 과정에서 원칙이 무너지면 안 된다는게 일관된 생각이다. 경제의 선순환을 위해서라도 원칙이 준수돼야 한다. 상거래채권 부분도 문제다. 지난 5월에 3200억원 정도에 불과하던 상거래채권이 지금은 6500억원에 이른다. 또 앞으로도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민혈세를 다루는 산은 입장에서 개별 기업의 외상 채권을 갚아주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다.

◆해운업종에 신규 자금지원이 없다는 원칙은 어떤 조건에 발효되는 것인가? 또 추후 부실기업이 있다면 구조조정 원칙이 지속적으로 적용되는가? 현대상선과의 합병설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구조조정 원칙은 회사마다 다른 게 아니다. 구조조정의 큰 틀은 국민혈세를 투입하는 부분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상선이 5개월 정도 오늘날 현대상선의 모습을 보이기까지 굉장히 많은 협상과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종까지 단 한푼의 혈세도 투입되지 않았다. 이런 사례가 기준이 될 수 있다. 감자를 통해 현대상선과의 통합이나 이런 부분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해운동맹에 포함된 국내 해운사가 현대상선 한 곳 밖에 없다.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문제는 없는가?
-해운동맹 가입한 국적선사가 이제 1개 밖에 없는데 경쟁력 부분은 조금 더 여유를 가지면서 고민하겠다. 해운산업의 발전 내지는 국익에 도움이 되는 선택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은 관계부처나 업계, 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여론 수렴해 현대상선과의 어떤 패키지가 도움이 될 것인지 판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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