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책을 만나다] 거대한 중국의 변화…그들의 '백년대계'를 이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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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0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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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100년의 꿈 한국 10년의 부 | 소고기 자본주의 | 매력적인 심장 여행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밀린 집안일, TV리모콘과의 손가락 씨름, 아이들과 놀아주기 등 주말·휴일엔 '의외로' 할 일이 많아 피곤해지기 일쑤다. 그렇지만 책 한 권만 슬렁슬렁 읽어도 다가오는 한 주가 달라질 수 있다. '주말, 책을 만나다'에서 그런 기분좋은 변화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중국 100년의 꿈 한국 10년의 부' 전병서 지음 | 참돌 펴냄

'중국 100년의 꿈 한국 10년의 부' [사진=참돌 제공]


중국의 변신, 즉 철강과 시멘트의 나라에서 모바일과 금융의 나라로 환골탈태한 것은 더 이상 놀랄 만한 이슈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중국의 변화를 얼마큼 제대로 느끼고 있는지다. 중국 경제 전문가인 전병서 교수는 "중국을 옛날의 중국으로만 생각하면 현상 유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망할 수가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의 변화를 날카롭게 읽어야 하는 이유다. 

미국은 최근 100년간 'G2'의 위치를 넘보는 나라들(소련, 일본 등)의 국내총생산(GDP)이 자국의 40%가 넘지 못하도록 견제했다. 그렇지만 중국은 보란듯이 미국 GDP의 63% 규모에 다다르며 오히려 미국 정부의 최대 채권자가 됐다. 

시진핑 주석은 집권 3년 만에 중국의 대변화를 일궜다. 제조대국에서 서비스대국으로, 투자대국에서 소비대국으로 바꾸어놓은 것이다. 저자는 "이제 중국 경제는 성장률보다 성장의 내용을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관시의 나라가 연결과 공유의 프레임을 기반으로 새로운 혁신의 주도권을 쥐고 '추격'이 아닌 '추월'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새로운 변신을 꿈꾸는 중국의 백년대계를 2016년 '공급측개혁', 2020년 '샤오캉사회 건설', 2025년 '제조강국' 등 시기별 정책으로 분석해 한국의 발 빠른 대응을 주문한다. 한국이 잘하는 산업이 아니라 중국이 부족한 산업에 주목하라는 말이다. 

"긴 호흡으로 거대한 변화를 이뤄내고 있는 중국에 대응하려면 그들의 과거·현재·미래를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 보면 한국이 앞으로 10년 동안 가야할 길과 '부(富)의 코드'를 발견할 수도 있다. 

400쪽 |1만9800원

◆ '소고기 자본주의' 이노우에 교스케 지음 | 박재현 옮김 | 엑스오북스 펴냄

'소고기 자본주의' [사진=엑스오북스 제공]


'먹을거리' 전쟁은 단지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가뭄, 홍수 등 천재지변으로 한동안 수급에 차질이 빚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돈만 쫓는 '글로벌 머니'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거대 금융자본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식량전략을 가동하는 중국까지 가세하며 국제물가는 그야말로 요동치고 있다. 

일본 NHK의 시사 다큐프로그램 'NHK 스페셜'의 베테랑 PD인 이노우에 교스케는 먹을거리를 놓고 벌이는 세계 곳곳의 '전쟁 아닌 전쟁'을 밀착 취재해 식량 위기가 턱 밑까지 다가온 과정과 그를 둘러싼 복잡한 현상의 맥락을 간결하게 짚는다. 

이노우에에 따르면 일본의 국민메뉴 소고기 덮밥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중국의 영향이 크다. 중국의 엄청난 수요와 무지막지한 수입이 먹을거리 시장을 뒤흔든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로 타격을 입은 중국의 자본이 너도나도 소고기 수입에 뛰어든 게 주된 이유라는 것이다.

저자는 "소고기 수요를 진작시키려는 업자들의 극성스런 노력은 소고기 수입을 빠르게 늘렸고, 전통적으로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선호하는 중국인의 식성까지 바꿔놓고 있다"고 분석한다. 인위적으로 수요를 창출한 자본이 공급 시장을 뒤흔드는 형국을 만들었고, '머니자본주의'의 특기인 '역회전 사이클'이 소고기 분야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중국발 소고기 폭식 현상을 시작으로 그것이 몰고 온 식육시장과 곡물 생산지의 변화, 탐욕스러운 '상품 인덱스 펀드'의 속성 그리고 기발한(?) 금융상품을 만들어내는 자본가들의 복잡한 속내까지 치밀하게 들여다본다. 그가 "지속 가능한 글로벌리즘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이 같은 글로벌 머니자본주의의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시스템에 의해 갈수록 피폐해져가는 서민들의 삶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이 책 말미에 머니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제시된 '산촌·어촌자본주의'는 새로운 삶과 경제의 패러다임으로서 호소력을 지닌다. 

272쪽 | 1만4800원

◆ '매력적인 심장 여행' 요하네스 폰 보르스텔 지음 | 배명자 옮김 | 와이즈베리 펴냄

'매력적인 심장 여행' [사진=와이즈베리 제공]


하루 평균 약 10만 번 박동하며 8500리터의 혈액을 15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혈관 곳곳에 공급하는 근육질의 모터 '심장'.

이렇듯 심장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심실수축 활동을 하며 우리 몸의 각 부분에 영양분과 산소를 보내 생명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우리는 심각한 손상이 아니면 별 위험신호를 보내지 않는 이 장기의 중요성을 쉽게 간과한다. 

이 책은 자칫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의학' 이야기를 흥미로운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심장과 혈관에 관련된 여러 가지 지식을 시종일관 유쾌하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심장의 형성 과정·구조·기능은 물론이고 '흡연과 과음이 폐와 간 못지않게 심장에 치명타를 입히는 이유' '섹스가 심장과 면역계를 튼튼하게 해주는 이유' '이별의 상심으로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해 생명에 위해를 가할 수도 있는가' 등 실생활과 밀접한 궁금증도 흥미롭게 풀어낸다.

독일의 의학도이자 과학 소통 경연대회 '사이언스 슬램'에서 35관왕을 차지한 요하네스 폰 보르스텔은 인기 과학 강사, 응급구조사 등 다양한 활동 경험을 토대로 심장질환 관련 일화들을 소개하며 심근경색, 심정지, 뇌졸중 등의 응급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도 자세히 설명한다.

"퀘벡의 심장연구소와 라발대학교가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략)조사 결과, 젊고 건강한 피험자들조차 동맥경화가 상당히 진행돼 있었다! 인생의 초기 3분의 1까지는 혈관 걱정을 안 해도 될 거라 생각했는가? 실망시켜 미안하지만, 잘못 알고 있다."(본문 91~92쪽)

이처럼 위트 있는 어조와 참신한 비유로 심장을 소개하는 저자라면 관련 지식이 전무한 사람도 심장을 '100년의 동반자'로 만들 수 있을 듯하다.

304쪽 |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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