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신격호 롯데총괄회장 한정후견 개시 결정

후견인 사단법인 선 결정

신격호 롯데그룹총괄회장[아주경제DB]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법원이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 개시를 결정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31일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씨가 청구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 사건을 심리한 결과,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과 노령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성인에게 가정법원의 결정 또는 후견계약으로 선임된 후견인이 재산관리와 일상생활에 관한 법률지원을 하는 제도다. 법원은 본인 또는 친족 등의 청구에 따라 의사의 감정 등을 통해 후견인을 선임한다.

앞서 신씨는 지난해 12월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를 청구했다. 후견인으로는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스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신 총괄회장의 4명의 자녀를 지목했다.

하지만 법원은 성년 후견이 아닌 한정 후견 개시를 결정했다. 한정 후견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조력을 받게 된다. 법원은 한정 후견인으로 사단법인 '선'을 선임했다. 사단법인 선은 이태운(68·사법연수원 6기) 전 서울고법원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선인된 사단법인은 자녀 간 경영권 분쟁을 감안해 중립적 사무를 수행하게 된다. 사단법인 선은 법무법인 원이 공익사업을 위해 별도로 설립한 법인이다.

김 판사는 "신 총괄회장이 질병이나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해 한정후견을 개시한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신 총괄회장의 진료 기록과 병원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 결과, 2010년과 2012년, 2013년 분당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 시 의료진에게 기억력 장애와 장소 등에 관한 지남력(자신이 처한 상황·방위 등을 제대로 인식하는 능력) 장애를 호소한 점을 근거로 삼았다.

한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해 승복할 수 없으며 항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