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한정 후견 개시 결정…롯데그룹 "받아들이겠다"vs 신동주 "항고하겠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아주경제DB]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1일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이 필요하다는 법원 판결을 받은 가운데 신동빈 회장으로 대표되는 롯데그룹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입장차가 뚜렷해 주목을 끈다.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로 인해 신동빈 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성년후견은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됐다고 판단될 경우, 한정후견은 같은 이유로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 지정된다.

우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이번 판결에 불복, 항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때문에 곧바로 후견이 개시되지는 않는다.

신 전 부회장 측은 31일 입장 자료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관되게 성년후견의 거부의사를 표명해 왔다"며 "각종 검증 자료에서도 판단 능력 제약 사실을 인정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재판부의 한정후견 결정을 승복할 수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반면 롯데그룹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통해 신 총괄회장이 법의 보호를 받게 되면 명예가 지켜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롯데그룹은 그간 경영권과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과 우려가 해소되기를 기대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서울가정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신 총괄회장의 후견이 이뤄지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으로 인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분석했다.

과거 자신을 후견인으로 지정했다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사장의 주장이 설득력이 이번 판결로 설득력을 잃게되기 때문이다.

또 법원이 사단법인을 한정후견인으로 선임함에 따라 지금까지 신 총괄회장의 측근에 위치하던 신 전 부회장의 영향력이 크게 제한되는 모양새다. 

법원이 정한 후견인 대리권 행사 목록에 따르면 부동산 처분, 재산 관리, 소송 등 중요 행위가 모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사무가 거의 없는, 사실상 성년후견인에 가까운 결정이 나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