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 정부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클린턴은 31일(이하 현지시간)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집회 유세에서 "대통령이 되면 미국 정부가 사이버공격을 다른 형태의 공격과 똑같이 취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불거진 러시아발 해킹 의혹으로 자신에 대한 ‘이메일 논란’을 돌파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그는 사이버 공격에 대해 "정치적, 경제적으로는 물론 군사적으로도 대응 준비를 할 것"이라며 "미국이 사이버공간에서의 행동에 대한 규칙을 정해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다른 나라들이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의 이런 주장은 이날 '구시퍼 2.0'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해커가 미국 민주당 하원 선거위원회(DCCC)에서 빼냈다고 주장하는 문서들을 추가로 공개한 가운데 이뤄졌다.
추가로 공개된 문서에는 민주당 당직자들이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M, Black Lives Matter)' 운동가들을 대할 때 '해당 지역의 다른 활동가들과 함께 만남을 주선하되, BLM 운동가들의 수를 최대한 제한하라'고 제안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클린턴은 지난달 3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러시아 정보기관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해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뿐 아니라 민주당 차원에서도 최근민주당과 언론기관들을 상대로 잇따르고 있는 해킹 공격이 러시아 또는 러시아의 사주를 받는 해커들의 소행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원 정보위원회 간사인 애덤 시프 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전날 MSNBC에 출연해 러시아가 미국 일부 주의 전자투표 시스템을 해킹했다는 의혹에 대해 "러시아는 그럴 능력이 있으며, 문제는 그들이 실제로 (오는 11월 대선에서) 그렇게 할지 여부"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들은 클린턴과 민주당의 사이버공격에 대한 잦은 언급이 클린턴의 '이메일 논란'이 다시 부각되는 현상과 맞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중 이메일로 공문서와 기밀문서를 다뤘다는 '이메일 논란'은 대선을 두달 여 앞둔 현재까지도 계속 클린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날 미국 국무부는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때 사용했던 '사설 이메일'에서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테러사건과 관련한 클린턴의 당시 이메일 30여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3일 미 연방수사국(FBI)에서 클린턴의 사설 이메일 서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견해 국무부에 넘긴 1만4900건의 이메일 중 일부다.
한편 미국 뉴욕포스트는 전날 클린턴이 장관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사설 이메일로 기밀정보가 담긴 이메일을 발송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해 파장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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