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이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프로스트 앤 설리반은 이 지역의 전자상거래 수익이 2020년에는 2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31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이는 2015년의 110억 달러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 인터넷 접속늘며 성장 가파를 것…디지털 금융인트라 확충 과제
통신과 디지털 서비스와 관련된 조사를 진행한 프로스트 앤 설리반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6개 국가의 전자상거래 분야의 성장이 B2C (기업 대 개인) 의 전자상거래 연간 17.7%의 성장속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지난해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수익은 23억달러, 태국은 21억달러를 기록했다.
동남아시아 시장의 전자상거래는 비록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근 급격하게 높아진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인구가 늘면서 주목을 받고있다. 6억 2000만명의 인구를 가진 동남아시아에서 2억 5000만명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포브스는 전망했다.
동남아에서 가장 높은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로 꼽히는 것은 음식배달, 여행, 명품 등 특수 분야의 전자상거래와 토코피디아, 쇼피 등과 같은 P2P(개인 대 개인) 쇼핑몰 등이다. 이들 쇼핑몰은 모바일 전자상거래 우선을 내세우면서 급속한 성장을 하고 있다.
이처럼 강력한 성장동력을 가지고 있지만, 장애물도 역시 있다. 특히 매우 낮은 신용카드 보급률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동남아시아에서 신용카드를 보유한 사람들의 비율은 7%가 안되다. 일부에서는 50%가 넘는 이들이 은행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다. 때문에 지불방법을 개선하는 것이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지형을 가진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같은 나라들에서는 물류가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물류회사들이 투자를 늘려 인프라 확충에 나서면서 시장규모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기업 역시 동남아시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라자다를 인수하며 동남아시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 동남아시아 경제회복 조짐도 호재
인도네시아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2%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분기(4.92%)보다 개선된 것이고, 2년 반래 최고치다. 필리핀의 올해 2분기 GDP가 7% 늘어 3년래 최고성장률을 기록했다.
동남아 경제를 이끄는 것은 '내수의 힘'이라는 것도 전자상거래 시장전망을 밝게히고 있다. 올초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아세안 회원국 중 내수 비중이 높은 필리핀이 향후 2년간 비교적 높은 성장률(매년 6%)을 나타낼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베트남역시 소비성향이 높은 젊은 중산층 증가로 내수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인구는 약 9200만명으로 세계 14위며, 2025년 1억명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비 성향이 높은 20~30대 인구이 2000년 2600만 명에서 2015년 3300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고급제품 구매가 확산되고 있으며, 고성장에 힘입어 2009년 1700만명이었던 중산층의 수가 2020년에는 56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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