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수백억원대 부당 급여를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일 검찰에 출석해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 신 전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롯데 경영 비리와 관련해 총수 일가의 일원이 검찰에 나온 것은 전날 검찰조사를 받은 신영자(74·구속기소)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이어 두 번째다.
신 전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급여를 받았다는 점과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점 등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등기이사로서의 급여가 지급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범행의 고의는 없었다는 취지로 소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조사해 수령한 급여 규모와 사용처 등을 확인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동생인 신동빈(61)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계열사 간 부당 자산거래, 총수 일가 소유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비자금 조성 및 탈세 등 여러 비리 의혹도 검찰의 조사 대상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신 전 부회장과 연관이 있는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대로 소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신 회장은 해외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다른 계열사에 떠넘기거나 알짜 자산을 헐값에 특정 계열사로 이전하는 등 배임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신 회장이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100억원대 급여를 받은 단서도 잡고 횡령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신 전 부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않고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은 수년간 롯데건설, 롯데상사·호텔롯데 등 그룹 주요 계열사 7∼8곳에 등기이사로 이름만 올려놓고 급여 명목으로 400억여원을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일본에 체류 중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57)씨와 막내 딸 신유미(33)씨도 귀국해 조사받으라고 종용하고 있다.
서씨는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 신씨는 아무런 역할 없이 롯데 계열사 임원이나 주주로 100억원대 급여를 받은 혐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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