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중국과의 홈 1차전.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제로톱’이었던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로 지동원을 낙점했다. 대표팀 발탁부터 논란이 됐던 지동원의 원톱 선발 출전은 그 자체로 깜짝 발표에 가까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선발 기준에 있어서 ‘소속팀 활약’ 여부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하지만 지동원은 이에 부합하지 못했다. 지동원은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1경기에 출전했으나 무득점에 그쳤다. 이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생겼고, 자신감도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지동원은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확실하게 보답했다. 이날 한국은 중국을 3-2로 꺾고 1차전 승리를 거뒀다. 경기 막판 중국의 파상공세에 2골을 허용했으나 3골을 저축해놓은 덕에 이길 수 있었다.
이어 지동원은 후반 18분 중국 라이트백 장린펑을 드리블로 흔든 뒤 가볍게 크로스를 올려 이청용의 그림 같은 헤딩골을 이끌어냈다. 이날 한국이 기록한 가장 깔끔한 득점이었다. 또 후반 21분에도 손흥민의 크로스를 오른발 바깥쪽으로 방향만 살짝 바꿔 구자철의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감각적인 두 번째 어시스트였다.
이청용도 이번 중국전은 절실했다. 지난 6월 유럽 원정 때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지동원과 달리 소속팀 활약이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후 이청용은 소속팀 크리스탈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돌렸다.
이날 이청용은 후반 37분 이재성과 교체되기 전까지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하던 후반 18분 지동원의 크로스를 높은 탄력으로 문전 쇄도하며 성공시킨 헤딩슛은 일품이었다. 슈틸리케호에 재승선한 이유를 증명한 골이었다.
중국전을 승리로 이끈 대표팀은 6일 말레이시아 세렘반의 파로이 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2차전을 갖는다.
이미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이 개최지 변경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손흥민(토트넘)마저 소속팀으로 돌아가 공격수 공백이 생겼다. 이 때문에 지동원과 이청용의 부활이 더욱 반갑기만 하다. 무엇보다 최대 소득은 다시 얻은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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