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0개월만에 플러스 성장을 거뒀지만, 정작 정부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중국 수출 회복세가 더딘 것이 마음에 걸린다는 것이다. 8월 대중국 수출은 전달보다 감소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흐름이 좋지 않다.
확실한 아이템을 발굴하지 못할 경우 기존 수출 품목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정부가 소비재 중심의 수출길을 여는데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8월 수출에서 화장품, 농축수산식품 등의 약진이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대중 수출구조는 2015년 기준 소비재(5.4% 점유), 원자재(27.5% 점유), 자본재(67.1% 점유)로 중국내 최종 소비자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다. 반면 가공무역기업이나 최종재 생산기업과 연계성은 높아 중국 대외수출 증감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고, 주요 품목 경쟁력이 약화되는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대중 수출은 20대 품목이 총수출의 68.7%를 점유하고 있다. 수출액 상위 주요품목 대부분이 수출 감소세라는 점에서 이 부분이 해결되지 못하면 대중 수출은 회복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지난 2월 전년동월대비 -12.9% 였던 대중 수출은 4월 -18.3%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이후 5월에 -9.1% 반등하나 싶더니 7월까지 2개월간 1.0%p 내외에서 움직였다. 8월에는 감소폭이 -5.3%까지 둔화됐다. 대중 수출은 감소폭 둔화에도 불구하고 13개월 연속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대중 수출 부진이 이어진 12개월 동안 우리나라는 화장품을 제외한 19개 품목이 원자재나 자본재로 구성됐다. 이런 구조는 중국 산업구조조정이나 중국기업 수출시장 상황(세계 경기와 연계), 중국 기업 관련 품목에 대한 경쟁력 제고, 중국정부 정책변화 등 변수에 취약한 구조다.
곽복선 경성대 중국학과 교수 겸 중국지역학회 회장은 “대중 수출 상위 품목 시장진입이 어려워지면 우리나라 대중 수출 전체가 타격을 입고 나아가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구조”라며 “제품의 실질적인 다변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특정 업종의 순수출액을 그 나라의 총교역액으로 나눠 산출한 무역특화지수(TSI)를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다.
한국제품의 중국수출 경쟁력을 간략히 추정해 본 결과 한국 대중무역특화지수는 지난해 0.21에서 올해 상반기 0.17로 급격히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말 현재 대중수출 상위 1000대 품목 중에서 무려 400개 품목이 지난해보다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수출의 77.7%를 점유하는 상위 100대 품목 중 51개 품목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곽 교수는 “중국시장 자체 활력부족 문제에 더해 우리제품 자체 경쟁력 약화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는 단기적으로 전방위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장기적으로 중국인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FTA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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