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여파가 지속함에 따라 해양수산부에서 운영 중인 비상대응반이 '관계부처 합동대책 태스크포스(TF)'로 확대 개편된다.
정부는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영석 해수부 장관 주재로 기획재정부·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관세청·중소기업청 등 9개 부처가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해수부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직후 한국선주협회, 부산·광양 등 항만공사, 해상노조연맹 등이 참여하는 비상대응반을 운영해왔다.
정부는 물류 혼란이 확대되자 범부처 총력 대응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비상대응반을 관계부처 합동대책 TF로 확대하기로 했다.
TF는 기획재정부·해수부·외교부·산업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관세청·중소기업청 등 관계부처 1급이 참여한다. 팀장은 기재부 1차관과 해수부 차관이 공동으로 맡는다.
TF는 일일 단위로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애로사항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실무대책반은 기재부 차관보 주재로 운영한다.
정부는 수출화물이 도착할 예정인 해외 항만별로 나눠 재외공관과 관계기관을 중심으로 한 현지대응팀을 구성, 한진해운 선박이 조속히 입항해 화물을 하역하도록 상대국 정부, 터미널 등과 협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진해운 측이 43개국 법원에 압류금지명령(스테이오더)을 신청하면 해당 국가에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요청해 선박 압류 사례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는 당초 계획대로 한진해운이 운항하던 노선에 현대상선[011200]의 대체 선박을 투입하는 한편 국적 선사들의 기존 운항노선 중 일부 기항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의 대체 선박은 아시아∼미국 서부 노선에 8일부터 4척, 유럽 항로에 이달 둘째 주부터 9척이 각각 투입될 예정이다.
국내 항만에 기항하는 한진해운 선박에 대한 하역 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비상 체계도 마련한다.
한진해운 선박은 부산항과 인천항 등지에서 대금 체불 등을 이유로 일부 하역 관련 업체들이 작업을 거부해 입항이 중단된 바 있다.
이밖에 관세청은 화물업계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24시간 비상 체계를 운영하면서 수출입 화물에 대한 통관 절차 간소화, 하선 물품의 반입 기간·보세구역 반출 연장 등의 지원 대책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협력업체 대상 금융상담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하고 협력업체와 주거래 은행의 일대일 상담을 통해 업체의 애로사항을 직접 파악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본점에는 특별대응반과 현장반 등을 설치해 한진해운의 협력업체와 중소화주를 지원한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정부는 이번 사태가 물류대란으로 이어져 수출 등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대응해나갈 계획"이라며 "업계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유기적으로 공조해 가능한 정책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해운·물류업계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는 화주 등을 위해 한진해운의 책임 있는 자세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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