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정치인을 필두로 각계 인사 70여 명이 참여한 '모병제 희망모임'이 5일 국회에서 첫 토론회를 열었다. 본격적으로 모병제 공론화가 정치권부터 시작되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는 "모병제 희망모임 1차 토크 '가고 싶은 군대 만들기! 군대를 강하게, 청년에게 일자리를!'"이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이 기조 발제를 맡았고 남 지사와 김 의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 남경필 "모병제, 포퓰리즘 아냐"·김두관 "과감한 투자 결단해야"
남 지사는 "모병제는 안보, 공정함, 일자리 이 세 가지 시대정신을 모두 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2025년이면 아이들 출생 규모가 연 38만 명 정도로 인구절벽을 맞이하게 된다"면서 "25~30만 명의 작지만 강한 군대를 유지하되, 공무원 수준으로 대우해줘서 가고 싶은 군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지원자에게 9급 공무원 수준으로 월 200만 원의 급여를 주면 한 3조9000억 원 정도의 예산이 더 든다는데, 군대에 가지 않는 사람들의 기회비용은 10조 원에 달하는 만큼 비용문제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남 지사는 "한국형 모병제를 도입할 경우 군대를 선택하지 않는 사람에게 사회적 책무를 어떻게 지울 것인가는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400조 원 가운데 국방 예산이 40조 원인데 30만 명으로 (병력을) 운용할 경우 많은 예산이 절감된다"면서 "예산이 늘어난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결단해서 투자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의 사회를 본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남 지사와 김 의원에게 "두 분 모두 대선공약으로 (모병제를) 내걸겠느냐"라고 물었고, 남 지사는 "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정 전 의원은 "그럼 대선 출마를 선언하신 것"이라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 대선 공약으로 채택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이 모병제에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남 지사는 "내가 묻고 싶다, 그럼 이대로 가능한가"라며, "강한 군대를 준비하려면 모병제가 시작이며 군 구조를 바꿀 때가 됐다"라고 반박했다.
◆ 남경필 "대권 도전 여부는 고민중…野 대권주자 아젠다 안 보여"
토론회가 끝난 후 남 지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권 출마를 공식화한 것이냐는 질문에 "고민중이고 선언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그는 모병제 이외에도 "권력구조 개편 연정은 실제로 시행하고 있고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수도이전 문제, 국민 실생활과 연관이 높은 사교육문제와 노동문제,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해 내년 대선의 아젠다(의제)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의 대권주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남 지사는 "야당은 아젠다가 아니라 '내가 적임자'라는 담론 위주로 가는 것 같다"면서 "거꾸로 그런 의미에서 보면 여권에서 내가 더 국민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정책 토론을 더 활발하게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친문(친문재인), 비문(비문재인) 이런 게 먹고 사는 문제랑 무슨 상관이 있나"라고도 했다.
대선 후보 경선을 놓고 이정현 대표가 도입하겠다는 '슈퍼스타K' 방식의 공개 오디션 방식에 대해서는 "국민의 관심을 끌면서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제도는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설에 대해선 "(우리 당에 오신다면) 여러 후보와 경쟁할 수 있는 좋은 리더십을 가진 분"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새누리당 강효상 박순자, 더민주 박병석 전혜숙,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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