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94) 총괄회장의 맏딸 신영자(74·구속기소)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장남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잇달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데 이어 신 총괄회장을 직접 대면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롯데백화점 및 면세점 입점 청탁과 함께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35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 신 전 부회장은 400억원대의 부당급여를 챙기는 등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총괄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780억원대 배임 등이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이날 신 총괄회장의 고령과 건강상태 등으로 인해 출석이 어려우니 방문조사를 해주면 좋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현재 검찰과 신 총괄회장 측은 대면조사 방법과 일정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의 인지 상태가 연초와 크게 다르지 않아 직접 조사하는 방침을 세웠다.
소환조사든 방문조사든 간에 검찰이 간접적인 방법 대신 신 총괄회장을 직접 조사하기로 한 것은 상당한 '강수'로 풀이된다.
신 총괄회장은 최근 여러 차례 병원에 입원하는 등 건강이 다소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지난달 31일 신 총괄회장에 대해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성년후견'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이 정한 후견인이 대리인으로서 법원이 정한 범위 안에서 대리·동의·취소권 등을 행사하게 된다.
검찰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 구성원들을 본격적으로 소환해 고강도 조사를 벌이는 만큼 롯데그룹 총수인 신 총괄회장도 예외 없이 혐의 입증을 위해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날 롯데그룹 경영 비리에 연루된 소진세(66)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을 소환했다.
소 사장은 고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등과 함께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가신'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소 사장이 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2010∼2014)로 재직할 당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참여한 경위와 신 회장이 지시했거나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다.
그룹은 롯데피에스넷의 손실 보전을 위해 2010∼2015년 사이 4차례에 걸쳐 총 3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을 과도하게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아울러 검찰은 소 사장을 상대로 총수 일가 비자금 조성 및 탈세, 계열사간 부당 자산거래, 롯데가 구성원이 소유한 개인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 그룹 경영 비리 전반도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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