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오명을 썼던 한국 맥주가 수출에서는 신바람을 타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치맥'(치킨+맥주)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맥주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역시 맥주 수출액이 빠르게 늘고 있어 신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5.4% 증가한 8446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7318만1천 달러를 갈아치우는 사상 최고 기록이다.
맥주 수출 성장세는 전체 수출과 견주면 더 두드러진다.
2013년∼2015년 사이 한국의 전체 수출은 5596억 달러에서 5268억 달러로 5.9% 감소했지만 맥주 수출액은 7225만 달러에서 16.9%나 증가했다.
올해에도 맥주 수출 호조는 이어지고 있다.
1∼7월 맥주 수출액은 4801만 달러로 전년 동기(4630만 달러)보다 3.7% 늘었다.
맥주 수출 물량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맥주 수출량은 2013년 9377만ℓ에서 지난해 1억731만ℓ로 14.4% 늘었다.
고급 맥주 수출이 증가하면서 평균 수출 가격은 같은 기간 ℓ당 0.77달러에서 0.79달러로 상승했다.
과거에는 여름철을 앞두고 수출 실적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지만 최근 들어서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맥주 수출이 꾸준하게 이어지는 점도 특징이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한국산 맥주를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주요 맥주 수출국을 보면 홍콩으로의 수출액이 지난해에만 3천500만 달러로, 전체 맥주 수출액의 41.6%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홍콩은 2000년부터 한국의 맥주 수출국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전체 맥주 수출액의 22.9%를 차지, 2위에 올랐다.
특히 중국으로의 맥주 수출액은 2013년 35.9%, 2014년 66.5%, 지난해 37.1% 등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라크가 한국 전체 맥주 수출액의 8.6%를 차지하며 3위를 차지했고 2014년 2위였던 싱가포르는 8.0%로 4위로 밀려났다. 미국은 4.4%로 5위였다.
베트남에 대한 맥주 수출이 급증하는 것도 눈에 띈다.
대(對) 베트남 맥주 수출액은 2013년 1만1000 달러에 그쳤지만 2014년 6만 달러, 지난해 42만7000 달러로 가파르게 늘었다. 2013∼2015년에만 맥주 수출액이 38배나 증가한 셈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각국의 소비자 기호에 맞춘 국내 기업이 현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치맥 등 한류 열풍과 함께 당분간 맥주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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