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IB 바람에 달아오르는 자본확충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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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0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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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금융당국이 초대형 투자은행(IB) 키우기에 나서면서, 증권가에서 자본확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4조~8조원까지 늘리면 더 많은 영역에서 독점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어 IB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현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대형 IB로 성장시키기 위해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유상증자뿐 아니라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는 것도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보유한 자기자본은 현재 각각 3조2400억원, 7200억원 수준이다.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초대형 IB 육성 방침에 따라 자기자본을 4조원까지 늘리면, 어음을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에 돈을 빌려줄 수 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경쟁사보다 빠르게 자본확충 방안을 확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7월 말 3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 측은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가운데 2000억원을 8월 만기인 회사채를 상환하는 데 쓰고, 나머지는 보완자본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추가로 자본확충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합병을 앞둔 미래에셋대우를 합친 자기자본은 6조7000억원이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IB에 해당되는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이다.

금융위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증권사에 대해 종합투자계좌를 통해 일반 고객으로부터 돈을 모아 기업에 대출해줄 수 있는 업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추가 자본확충에 나설 수 있겠지만, 아직 진행되고 있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앞서 7월 신한금융투자 역시 5000억원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3조원인 초대형 IB에 도전하기로 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업계 대형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자본확충 의미를 설명했다. 이 회사 또한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는 유력한 증권사로 주목받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이 가진 자기자본은 7000억원 수준으로, 신한금융투자가 이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자기자본 3조원이 아닌 4조원 이상 IB로 뛰어오를 수도 있다.

이처럼 자본확충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하이투자증권 인수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인수 후보군은 가시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키움증권이나 한화투자증권이 하이투자증권에 관심 없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을 뿐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자본확충을 실행한 증권사를 포함해 상당수 중형사가 자기자본 늘리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확정을 뒤로 미루고 있을 뿐 하이투자증권에 눈독을 들이는 곳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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