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현대저축은행 매각하기로…"덩치 커서 매수자 선뜻 나서기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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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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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KB금융이 현대저축은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덩치 큰 현대저축은행 인수에 선뜻 나설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부가격이 2141억원에 달하는 현대저축은행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현대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한 지 2년 이내에 현대저축은행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6일 공시했다. 올해 5월말에 현대증권이 자회사로 편입됐으니 오는 2018년 5월 말 안으로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은 증권신고서 기재 정정을 통해 "현재 한영회계법인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해 잠정 인수자 후보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저축은행은 현대증권의 자회사로 있던 상황에서 현대증권이 KB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함께 인수됐다.

KB금융이 현대저축은행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은 무엇보다 기존에 자회사로 두고 있던 KB저축은행과 사업영역이 겹치기 때문이다. 특히 두 저축은행의 영업구역은 서울과 경기도로 동일하다.

영업구역이 막혀 있는 저축은행은 타지역 저축은행을 인수해 영업망을 확대하기도 한다. 따라서 동일한 영업구역을 가진 저축은행 두 곳을 개별법인으로 운영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더군다나 금융당국은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저축은행 간 합병을 원칙적으로 허가하지 않고 있다. 실례로 최근 키움증권은 TS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기존에 지니고 있던 키움저축은행과 합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J트러스트그룹도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을 개별 법인으로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할 당시 1조2000억원을 투입한 만큼 현대저축은행을 2000억원대 가격으로 매각하면 인수비용 가운데 20% 가량은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영업구역도 같고 사업 영역도 유사한 현대저축은행을 끌고 가는 것보다는 매각하는 편이 낫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현대저축은행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저축은행의 장부 총계는 2141억원이다. 자산규모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조 5128억원에 이른다.

2000억원이 넘는 인수 비용을 선뜻 마련하는 것도 문제지만 인수 뒤 덩치 큰 현대저축은행을 경영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이 최근 인수한 TS저축은행의 경우 자산이 4200억원으로 중소형 업체다. 중소형업체는 관리하기가 수월하나 현대저축은행은 그렇지 못하다.  또 서울에 진출하려는 지방저축은행이 있을 수 있으나 역시 현대저축은행을 선뜻 구매할 여력이 있는 지방저축은행도 없는 실정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중소형 매물에는 수요가 있으나 대형저축은행은 관리가 어려워 인수에 따른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면서 “더군다나 저축은행은 현재 당국이 합병을 승인하지 않고 영업구역 문제도 있어 매수자가 나올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금융지주나 대형 증권사, 대기업 또는 외국계 기업을 제외하고는 현대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곳이 마땅히 없는 것으로 본다. 실례로 대형저축은행인 HK저축은행은 애큐온캐피탈에 인수됐으나 애큐온캐피탈의 대주주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JC플라워즈다.

KB금융 관계자는 “장부가액에 2000억원 대로 나와 있으나 M&A가 장부가로만 되는 게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서 웃돌기도 하고 프리미엄이 들어갈 수도 있다”면서 “금액은 사실 지금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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