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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미국 이민청 밖에서 시위를 벌이는 이민 옹호 단체인 푸엔테 무브먼트의 모습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전역에서 아시아 출신의 신규 이민자 수가 멕시코 출신 이민자 수를 추월했다. 멕시코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10년 전과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7일 보도했다.
WSJ는 인구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일리노이, 뉴욕, 오하이오, 버지니아, 플로리아, 조지아를 비롯한 2014년에 대부분의 주에서 중국과 인도계 출신 유입 인구가 멕시코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2014년 미국으로 들어온 인도인은 13만6000명, 중국인은 12만8000명으로 이들은 멕시코 출신 12만3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2005년만 해도 멕시코 출신 이민자가 중국 이민자의 10배, 인도 이민자의 6배에 달했었다.
이번 조사는 합법 및 불법 이민자를 모두 포함한 것인데 출신 지역별로 합법적 이민자와 불법 체류자 분포는 크게 차이가 났다. 이민정책연구소(MPI)에 따르면 아시아 출신은 불법 체류자가 13%로 합법적 이민자가 훨씬 많았지만 멕시코 등 중미 출신 이민자 중에는 71%가 불법 체류자였다.
WSJ는 아시아계 이민자가 급증한 이유로 미국이 지식 기반 경제를 향해 가면서 중국과 인도 출신의 고학력 기술 인력이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인력의 수는 제한되어 있지만 가족이 함께 들어오면서 그 수가 늘고 있다. 또한 미국으로 유학을 오는 학생도 중국과 인도 출신이 월등히 많았다.
반면 멕시코의 경우 멕시코 국내 고용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출생률이 감소하면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인구가 다소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퓨리서치 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4년에 멕시코에서 유입된 인구보다 멕시코로 돌아간 인구가 더 많았다.
또한 아시아 인구는 전형적인 정착 지역인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을 벗어나 애틀란타, 신시내티, 샬로츠빌 등 미국 전역에 퍼져 있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국경에 거대한 벽을 설치하겠다는 등 과격한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인구 전문가들은 이 같은 통계를 바탕으로 이민자들의 신규 유입 추세를 볼 때 장벽 설치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카틱 라마크리쉬난 공공 정책 학장은 “장벽을 설치해 미국에 불법 이민자를 막겠다는 생각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하며 오늘날 이민은 “아시아계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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