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플랫폼인 '엠넷닷컴'을 분할해 신규사업을 확대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 특히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로서 전문성을 강화, 음원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 E&M은 전일 장 마감 후 음악 플랫폼 사업과 관련 사업을 단순·물적 분할 방법으로 떼어내 신설회사인 CJ디지털뮤직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CJ디지털뮤직은 음악사업부문 디지털뮤직 사업본부의 음악플랫폼(엠넷닷컴), K-POP 글로벌(엠웨이브) 및 SA(소싱 에이전시) 사업(모바일쿠폰 '쿠투' 사업은 제외)과 음악사업부문 유통사업부의 뮤직디바이스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CJ E&M 측은 "CJ디지털뮤직은 유통 및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CJ E&M은 콘텐츠 생산에 집중해 시장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함과 동시에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분할목적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분할은 단순·물적 분할방식으로 진행되므로 분할 자체로는 CJ E&M 연결재무제표 상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
즉 CJ E&M의 음악 사업전체 분리가 아닌 음원 플랫폼인 엠넷닷컴 만을 분할하는 것으로 경쟁서비스인 멜론(로엔엔터테인먼트), 지니(KT뮤직) 등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알려졌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악 사업부문 가운데 B2C 비즈니스를 물적분할키로 결정한 것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의 물적분할 케이스와 마찬가지"라며 "경쟁이 격화되는 B2C 음악플랫폼 사업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독립적이고 과감한 액션을 취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CJ E&M은 콘텐츠 사업에서 음악 플랫폼 사업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가온차트가 발표한 '2015년 총결산' 자료만 봐도 앨범 유통 점유율은 KT뮤직의 경우 58%(419만735장)에 달했고 로엔엔터테인먼트는 25%(182만4923장)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CJ E&M은 12%(83만8064장)에 그쳤다.
음원 유통 점유율은 로엔엔터테인먼트가 33%로 1위를 차지했고 KT뮤직이 28%로 2위, CJ E&M이 23%로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CJ E&M의 미디어 플랫폼의 경우 국내 드라마 최신 트렌드를 주도하는 tvN 등의 채널을 보유, 드라마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었다.
보통 시청률 3%만 넘어서도 대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케이블TV에서 '미생'을 비롯해 '오 나의 귀신님', '두번째 스무살'을 거쳐 '응답하라 1988'과 '또 오해영' 등 시청률 10%에 육박하는, 혹은 그 이상의 작품을 방영했다.
CJ E&M은 연초 ‘스튜디오 드래곤’ 신규 설립 및 드라마 사업본부 분리를 통해 콘텐츠 제작 역량을 확대하고, 스타작가를 영입해 기획력을 강화했으며, 해외 업체들과 사업적 동반관계를 구축해 콘텐츠 사업 역량을 키운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 E&M이 다양한 케이블 채널 보유를 통해 자유롭게 드라마를 편성하고 판매 채널도 다각화 해 해외 판권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 음악 플랫폼 또한 경쟁력 확대를 기반으로 해외 콘텐츠 시장으로 판권 판매가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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