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보수적인 증권사 기업문화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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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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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보수적인 기업문화로 유명한 모 대형 증권사에서는 고위 임원이 지나가면 자리에 앉아 일을 하던 회사 직원들이 일어나서 공손히 인사를 한다고 한다. 딱히 누가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그렇게 하고, 혹여나 인사를 하지 않으면 따끔한 눈초리가 쏟아진다. 최근 어느 업계에서도 보기 힘든 군대식 문화다.

증권업계는 모든 산업군을 통틀어 가장 보수적인 곳 중에 하나다. 증권가의 보수성은 근무 중 옷차림으로도 파악할 수 있다. 평소 판교에서 근무하는 한 상장사 직원은 "까맣고 하얗다"로 여의도 증권가 직원들의 패션을 평가했다. 무채색 의상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여직원의 짧은 치마와 남직원의 화려한 셔츠는 동료직원들과 상사의 지적을 받기 일쑤다.

하지만 모든 산업군에 걸쳐 창의성과 혁신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오늘날 증권가 기업문화는 뒤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경력개발 단계 도입을 통한 직급체계 단순화와 수평적 호칭을 골자로 한 ‘인사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또 직원들이 휴가계획을 사전에 자유롭게 세울 수 있는 '계획형 휴가' 제도를 도입하고 임직원 편의를 위해 반바지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리콘밸리의 구글·애플과 같은 기업들처럼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어 창의성과 혁신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증권업계는 다르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분야에도 분명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창구를 만들고 고객을 유치해 수수료만으로 회사를 이끌어 가던 시대는 지났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만 한다.

유수의 증권사들이 자본확충과 인수합병을 통해 투자은행(IB) 자격을 얻고, 새로운 분야의 사업에 도전하려는 것도 그 연장이다. 이제는 더 창의적이고 신선한 상품으로 투자자를 유치해야하고, 남들이 보지 못한 새로운 곳으로 시선을 돌려 투자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더이상 보수적인 군대 문화와 행동양식은 오늘날 증권가에 어울리지 않는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도전하는 인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일단 기업 내 환경과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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