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가능성 열렸지만 쉽지 않은 박스피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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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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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코스피가 8월 들어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달 장중에는 지수가 207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도 줄곧 8조원 남짓에 머물다가 최근에는 모처럼 10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추가적인 지수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몰론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보강된다면 더 오를 수 있겠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8월에 지수가 연중 고점을 기록한 것은 삼성전자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호전에 힘입어 뛰어올랐다. 이 회사 주가는 6월 이후 고점 기준으로 30%에 이르는 급등세를 시현했다. 8월 23일 장중에는 169만4000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현재는 160만원 중반대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 상승을 하지 못하고 다시 5월 말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다면 코스피는 다시 추락할 공산이 크다. 지수가 2000선을 하회해 1900선 초중반으로 밀릴 수도 있다. 현재 증시 시가총액 대비 삼성전자(우선주 포함) 비중은 20%에 육박한다. 그만큼 지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우리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여러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한 종목에 대한 시장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게 되면 그만큼 반대급부로 하락할 때 더 큰 후휴증이 생긴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업종이 실적 호전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었다. 하지만 이후 모습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답답한 것은 대안 마련이 쉽지 않는다 점이다. 중후장대형 제조산업은 아직도 구조조정 한 가운데에 놓여 있다. 당장 위기를 넘긴다 하더라도 구조적인 변화를 극복해 내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수급적인 측면에서 시장 중심축이었던 외국인 매수세도 약화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은 외국인이 강력한 매수에 나서준 덕분에 상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시기에 다시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논란이 되고 있다. 미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유동성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지속적으로 출회되고 있는 펀드 환매 물량도 부담을 주고 있다. 수급 논리에 기반한 대내외적인 환경이 녹녹치 않은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살아나던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ECB는 8일 열린 정책위원회에서 기대와 달리 추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뒤에 가진 회견에서 양적완화 연장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미 고용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2일까지 한 주 동안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4000건 감소한 25만9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7월 중순 이후 최저치다. 시장 전망치는 이보다 많은 26만5000건이었다. 이런 지표 개선은 미 금리 인상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할 수 있는 힘이 됐던 기업 실적 개선세도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기업 실적 호전도 추가적인 지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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