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나선 NH증권 합병사 감원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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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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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 = 증권업계에서 '구조조정 도미노'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합병을 통해 대형사로 거듭날 증권사들이 지목 대상이다.

이미 NH투자증권이 그 시작을 알렸다. 다른 증권사들도 합병 직후는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인력 감원 수순을 밟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NH농협증권을 합친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첫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NH투자증권 노조원들이 희망퇴직 여부에 대해 찬반 투표를 실시해 찬성으로 결론난 데 따른 것이다.

사측은 지난달 29일 노조측에 희망퇴직을 제안했고, 노조원들은 지난 7일부터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 결과 81%가 희망퇴직 안에 찬성했다.

그동안 NH투자증권에서 노사 갈등은 적지 않았다. 저성과자 징계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었고, 지난 4월에도 희망퇴직 여부가 거론됐었지만 노사 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이번에는 사측이 그동안 노조 측에서 주장하던 프런티어지점 폐쇄와 프런티어지점 징계자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청구 취소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희망퇴직에 대해서도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번 투표에 참가했던 한 직원은 "이미 올해 저성과자 징계 문제가 불거진데다, 회사와 업계 분위기상 차라리 희망퇴직을 찬성하는 직원들이 많았을 것으로 짐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사측이 제시하는 희망퇴직의 조건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다시 희망퇴직 제안을 거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조정 여파가 증권업계 전반에 퍼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머지 않아 합병법인으로 출범할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이 단행될 수도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고 단언한 바 있다. 그러나 합병법인의 기반을 잡아가는 데 시간이 필요할 뿐, 덩치 큰 두 회사가 합쳤을 경우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6월 메리츠종금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의 통합법인이 출범했을 때에도 인력 감축 가능성이 제기됐었고, 우려는 현실이 돼 아이엠투자증권 직원 상당수가 짐을 싸야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옛 대우증권 인수자로 결정됐을 때부터 구조조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특히 리서치센터만 가봐도 심난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도 앞으로 구조조정에서 자유롭지 않은 게 사실이다. 또 하이투자증권마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구조조정이 잇따를 수 있다.

금융당국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의지도 구조조정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전국사무금융노조 측은 "인위적으로 거대 투자은행을 육성하겠다는 정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일부 금융자본을 위한 대형화 정책은 증권산업의 빈익빈 부익부만 양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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