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옳다고 믿는 것에 열과 성을 다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성공'에 이릅니다."
초등학교만 다닌 문구점 대표가 대학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경영철학을 이야기했다.
울산지역 대표 문구점인 구암문구의 박봉준(60) 대표가 지난 9일 울산대 교무위원과 행정 간부들이 대학 발전방안 모색을 위해 개최하고 있는 제 5회 프레지덴셜 포럼(Presidential Forum)에 초청 받아 '내가 걸어온 길'을 주제로 문구사업의 성공 과정과 해마다 1억 원 이상 기부하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배경을 털어놨다.
박 대표는 네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초등학교밖에 다니지 못했지만, 공사판을 전전하면서도 무엇이든 남들보다 열심히 하다 보니 인정을 받을 수 있었고, 그것이 성공의 자산이 됐다고 소개했다.
영세한 성격의 문구사업을 중소기업 규모로 성장시킨 비결에 대해 "남들은 '10원짜리 장사, 코 묻은 돈 장사'라고 무시했지만, '교육사업에 일조한다'는 생각과 알아주지 않더라고 옳다고 믿었기에 다른 돈 되는 사업으로 빠지지 않고 한 길을 걸어 올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구암(丘岩)'은 언덕의 바위처럼 문구점이 영원하라는 뜻.
10대에 문구점 점원으로 시작해 현재 삼산본점과 신정점, 범서점, 농소점, 북구점, 울산대점, 경주 동국대점 등 7개 점포를 가진 지역대표 문구업체로 성장했다.
비결은 무엇일까? ▲이익을 추구하는 장사가 아니라 시민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구비해 서비스한다 ▲친인척을 배제하고 남에게 현금장사를 맡기는 믿음으로 요약됐다.
소비자가 1년에 한 번밖에 찾지 않는 물건이라도 갖춰놓아야 한다는 경영으로 구암문구가 갖춘 물품은 현재 11만 3000여 가지에 이른다.
이는 '구암문구에 가면 모두 있다'는 인식으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매출 증대 요인이 됐다.
지역 매장을 신설하는 것도 지역주민이 해당지역에서 손쉽게 원하는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기부에 대한 철학도 밝혔다. 내가 아무리 잘살아도 옆집 사람이 굶주리고 있으면 절대 행복할 수 없다는 것.
"17살 문구점 점원으로 일할 때 사장이 '고아'라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하는 점원을 보증을 서 채용되도록 했는데, 그 친구가 자기 동생들 주려고 가게 물건을 훔치다 쫓겨나는 것을 보면서 돈을 벌면 꼭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매월 1000만 원씩 연간 1억 2000만 원 정도는 기부할 계획으로 이어졌습니다."
강연이 끝나자 오연천 총장은 "자기 일에 대한 일관성과 그 일이 고객들에게 선사할 행복감을 생각하는 자세가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배운 사람들, 또는 조직 구성원들이 자기이익에만 함몰돼 있지 않은지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마무리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