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부경대]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 이라크 정부선발 유학생이 한국 대학에서 중동 지역 정세에 대해 연구하고 박사학위까지 취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최근 부경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알리 후세인 카딤 잘리하 씨(32·사진).
알리 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2002년 이후 터키의 지역적 역할: 중동지역에 대한 터키 대외정책 연구'다. 중동지역에서 적극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터키가 2002년 이후 추진하고 있는 자유주의 이슬람모델이 중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것.
그는 "중동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분쟁이 종교문제 때문이라는 국제적 시각이 많은데, 터키의 정책 사례를 통해 종교와 정치의 복합적인 문제라는 점을 밝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알리 씨는 이번 연구에서 "터키는 쿠르드족 문제해결을 위해 이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세우는 한편, EU 가입과 이라크, 시리아, 이집트 등 중동 국가들과의 우호적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등 성공적인 외교정책을 편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터키가 추진해 온 외교정책 '자유주의 이슬람모델'의 성과를 보다 깊이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선 연구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찾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종교적 관점이나 어떤 편견 없이 오직 학문적인 관점에서 자유롭게 연구 분야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알리 씨가 부경대에 유학한 것은 지난 2014년으로, 당시 한‧이라크 우호친선대사였던 박순자 국회의원(경기 안산시단원구을‧새누리당)의 후원으로 이라크 정부가 전후 국가 재건사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4명의 유학생을 선발, 부경대에 파견하면서다.
부경대 국제교류부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선발 유학생이 한국 대학에 공식 파견된 것은 그 때가 처음"이라면서 "지금까지 이라크 국적자가 비공식적으로 한국에 유학해 박사학위를 받은 경우는 있었지만, 이라크 교육부에 한국 박사학위 취득자로 등록된 것은 알리 씨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알리 씨는 이라크 대학 'Imam Kadhum College for Islamic Studies'의 정치학과 교수로, 9월 중순 고국으로 돌아가 학생들에게 국제관계와 외교정책을 가르치게 된다.
그는 "고국에 돌아가서 학생들에게 한국에서 유학한 새로운 경험들을 빨리 알려주고 싶다"면서 "앞으로 이런 교류가 확대돼 한국과 이라크가 활발하게 교류하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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