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가 이달 20~21일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시장은 강한 충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이코노미스트들 85% 이상이 이달 금리동결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과 다르게 연준 정책위원들은 5% 이하의 실업률과 브렉시트 이후 금융시장의 회복을 언급하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지시간 9일에는 올해 의결권을 가진 연준 정책위원 2명이 금리인상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지금까지의 경제지표를 감안할 때 통화정책 정상화의 합리적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인상을 너무 늦추면 일부 자산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니얼 타룰로 연준 이사 역시 CNBC와의 인터뷰에서 로젠그렌의 의견에 동의하며 “장기간 저금리가 이어질 경우 자산 거품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금리인상을 위한 인플레 근거를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이를 매파적으로 해석했고 9일 미국 증시는 2% 이상 급락했다. 브렉시트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이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 변동성 지수 역시 전일비 40%나 치솟았다. 시장이 금리인상 신호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9월 연준 정책회의를 앞두고 정책결정의 단서를 찾는 시장은 엇갈리는 경제지표 속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미국의 고용지표는 대체로 견조하지만 8월 신규고용은 전망치를 하회했고 미국 경제 성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 활동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 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3%만이 이달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전문가들은 이달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조만간 금리인상을 시작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것을 신호하므로 우리는 시장이 지나치게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신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CEO 역시 지난주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며,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함으로써 시장에 휘둘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시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40% 이상으로 반영하고 S&P500지수가 2,150 이상일 때 연준이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았다.
현재 선물시장은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약 30%로 반영하고 있으며, S&P500지수의 9일 종가는 전일비 53포인트 내린 2,127.81포인트였다.
작년 12월 연준이 근 10년래 첫 금리인상을 실시했을 때 시장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80%에 가깝게 반영했었다.
이제 시장은 대표적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12일 발언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만약 그가 매파적 발언을 내놓는다면 이는 연준이 시장을 금리인상으로 가이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고 바클레이즈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분석했다.
한편 뉴욕 소재 BNP 파리바스의 로라 로즈너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의사결정 방식을 감안할 때 9월 금리인상에 대해 정책위원들이 한 목소리로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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