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관영언론이 미국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외신이 주장하는 북한 핵실험 '중국책임론'에 발끈하며 이를 반박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와 인터넷판 환구망은 12일 논평을 통해 국외에서 불거진 북한 핵실험 '중국책임론'은 말도 안될 뿐 더러 본말이 완전히 전도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북한 핵실험 단행 직후 "이번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중국에 큰 책임을 져야한다"며 "중국은 지리적 위치, 역사적 영향력 등을 동원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현 정세를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환구시보는 "이는 북한의 핵보유에 중국이 책임이 있다는 소위 '중국책임론'이 깔린 발언으로 근거없는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북핵문제는 본질적으로 북한과 미국, 한국 간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북한 핵실험의 외부 '책임자'를 찾는다면 미국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미국의 책임론은 언급하지 않는데 카터 장관이 '중국책임론'을 거론하는 것은 미국이 북한만큼 제 고집만 부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한국의 태도도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현재 북핵 문제에 있어 한국이 완전히 미국식 사고방식에 물들어 있는 것도 큰 문제로 중국의 대북제재 강화만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북한에 "평양을 지도에서 없애버리겠다"는 등 군사적 압박 수위만 높이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북한의 6차 핵실험도 곧 이뤄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외언론의 "북핵 문제 해결에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는 중국으로 이는 전 세계가 아는 사실"이라는 '중국책임론' 논조에 대해서도 "북한의 핵도발이 있을 때마다 해외 언론이 모든 책임을 중국에 뒤집어 씌우고 있다"면서 "이는 본말이 완전히 전도된 것이자 중국을 악의적으로 모함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또, 미국 뉴스위크지의 10일(현지시간) 보도내용을 자세히 소개하며 "일부 해외언론에서도 인정했듯이 중국은 북한에 기대만큼의 강력한 영향력이 없을 뿐 더러 북한을 완벽히 통제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오전 9시 반께 북한 풍계리에서 핵실험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5.0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북한은 "핵탄두 규격화에 성공했다"고 밝히며 핵실험 단행을 인정했고 이에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은 상태다.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 3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270호보다 한층 강력한 결의 추진을 결정했다. 새로운 제재안에는 2270호에서 제외된 북한 노동자의 국외송출 차단(자금줄 막기), '민생용' 석탄 및 철광석 수출의 제재 대상 포함, 섬유수출 제재, 중국의 금융기관 등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실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을 포함해야 한다는 다양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밀접하게 연관된 부분이 많아 대북제재 강화를 위해서는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와 용인이 필수적인 상황. 하지만 뉴욕타임스 등 외신과 전문가들은 중국이 강도높은 제재안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북한 체재가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는데다 최근 한국이 한반도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등을 결정한 것 등을 이유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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