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중독
저녁은
중독이다
가을저녁은
손까지 떨리는
중독이다
이제부터 듣는
풀숲의 소리
이제부터 보아야 하는
들판의 빛깔 모두
가슴 떨리는
지독한 중독이다
가을은 오는데
또
어찌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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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 커피를 내려 뜰에 앉으니 커피잔에 가을 하늘이 가득하다. 한낮의 볕은 아직도 따끈한데, 주변의 것들은 모두 가을로 가고 있다. 들판은 노란 빛을 띠고 숲에서는 풀벌레 소리다. 이제부터 설렌 마음으로 익숙히 보고 들어야 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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