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한해 생산하는 월병은 25만t이 넘는다. 한해 월병 시장 규모만 150억 위안 이상, 우리나라 돈으로 2조5000억원이 넘는다.
올해 중국 월병시장은 예년보다 좀 특별하다. 올해부터 시장에 판매되는 월병에 엄격한 생산 잣대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12월 1일 새롭게 마련한 '월병 국가표준'에 따른 것인데, 불량업체를 솎아내고 건전한 시장 발전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새 기준에 따르면 호두·해바라기씨·참깨 등 다섯가지 이상 견과류로 만든 앙금을 넣은 월병에만 '우런(五仁·다섯가지 앙금) 월병'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연밥(莲蓉)월병'은 연밥가루 함유량이 60% 이상, 밤소월병의 경우 밤 함량이 60% 이상이 되야한다. 이밖에 과일월병은 과일 함유량이 25% 이상, 고기월병은 고기함유량이 5% 이상되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우런월병, 연밥월병 등과 같은 말을 제품에 함부로 표시할 수 없다.
중국에서 대표적인 월병 생산업체로는 전통 제과업체 다오샹춘(稻香村)을 꼽을 수 있다. 청 나라때부터 이어져 온 100년 넘는 전통의 '라오쯔하오(老字號, 오랜 역사를 지닌 중국 대표 브랜드)'다.
다오샹춘의 올해 월병 판매량은 지난 11일까지 모두 852만 개로 188만 상자에 달했다. 다오샹춘은 올해 월병 생산량을 225kg으로 지난해보다 10% 늘렸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벌써부터 월병 품절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경화시보는 보도했다.
하겐다즈, 스타벅스등 외국기업들도 중국 시장을 겨냥한 월병을 내놓고 있다. 하겐다즈는 올해 상하이디즈니랜드와 협력해 아이스크림 월병세트 10종을 내놓았다. 딸기, 바닐라, 초콜릿 등 맛으로 이뤄진 아이스크림 월병 7개 들이 세트 가격은 최고 888위안(약 15만원)에 달한다. 스타벅스도 올해 200~600위안짜리 월병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중국 전통 월병 가격과 비교하면 상당히 비싸지만 젊은 층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때 중국에서도 중추절 선물 용으로 수 천위안에 달하는 고가의 월병이 성행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중추절엔 한 상자에 1000만원에 가까운 터무니없는 높은 가격의 ‘황금 월병세트’가 불티나게 팔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병이 부패의 온상이라는 지적도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시진핑 지도부 출범 후 '부패와의 척결'을 외치면서 월병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됐다. 지금은 대체적으로 300 위안(5만1천원)에 못 미치는 가격의 월병 세트가 많이 팔리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