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법원경매 물건 수는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매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법원경매는 총 1만146건이 진행됐고 이 중 4257건이 낙찰돼 낙찰률 4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3년 낙찰률 42.6%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낙찰률이 상승한 것은 경매 진행건수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진행건수는 1만146건으로 경매 통계가 작성된 2001년 1월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낮은 건수다. 이는 신건 경매물건과 유찰된 후 다시 나오는 구건 물건이 모두 줄면서 경매 물건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매 물건이 줄어든 데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가계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경매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금융권 대출금 미상환으로 발생하는 신규 경매 물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또 전세난으로 인한 주택수요와 저금리로 인한 수익형 부동산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대거 몰리면서 기존 물건의 유찰도 크게 줄었다.
지지옥션은 지난달 경매 연체율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향후 7개월 간 신규 경매 물건 공급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법원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72.5%를 기록해 전월대비 2.1%p 하락했다. 총 낙찰가는 1조1252억원으로 전월대비 약 1100억원 증가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평균 낙찰가율이 73.4%로 지난달에 비해 3.4%p 하락했다. 지방광역시도 낙찰가율 81.1%로 지난달에 비해 3.9%p 줄었다. 반면, 제주도는 평균 낙찰가율 127.3%를 기록하며 4개월 째 120%대 낙찰가율을 유지했다. 경북은 62.1%, 충남은 62.3%로 전국 최하위 수준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물건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에 위치한 ‘프로방스 마을’이다. 지난해 2월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진 후 세 번의 기일변경과 한 번의 유찰을 겪고 두 번째 경매에서 감정가 221억2250만원의 83.7%인 185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전국 최다응찰자 물건은 인천 계양구 병방동에 있는 학마을 서해아파트 전용면적 26.01㎡으로 한 번의 유찰 끝에 두 번째 경매에서 64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이 아파트는 감정가의 110%인 1억 567만원에 낙찰됐다. 전용 26㎡형의 소형 아파트로 감정가가 9600만원에 불과하고, 1회 유찰로 최저매각가격도 6720만원에 그쳐 소액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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