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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광주비엔날레에 참석해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페이스북]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내년 대통령 선거(2017년 12월 20일)까지 약 1년 3개월이 남았다. 본격적인 대권 가도를 걷고 있는 야권에 비해 여권 주자들은 다소 느린 걸음을 걷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최근 들어서야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8월 초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진도 팽목항을 시작으로 전국을 돈 '민생투어'가 첫걸음이었다. 수염이 덥수룩히 자란 얼굴로 밀집모자를 쓴 수수한 모습의 사진이 하루 꼴로 김 대표의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과거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보여준 '민심대장정'이 오버랩되기도 했고, '쇼'라는 비난도 있었다. '민생 탐방'은 대선주자들이 거치는 전형적인 행보다.
최근 들어 이는 보다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김 전 대표는 각종 국회 토론회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며 개헌, 저출산·고령화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자신의 주도 하에 만든 '격차해소 경제교실'이라는 공부모임도 발족시켰다. 증세, 국제외교, 복지, 소득분배 등 사회 전반적인 이슈를 다룬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향후 대권 어젠다(의제) 경쟁에서 김 대표의 싱크탱크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석 연휴가 끝나면 본격적인 대선캠프를 꾸리기 위해 정국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문제는 지지율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전 대표는 여권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밀리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매일경제·MBN ‘레이더P’ 의뢰로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2일간 전국 10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9월 2주차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결과 역시 그렇다.
반 총장은 25.7%의 지지율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했지만, 김 전 대표는 야권 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9.0%)·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10.0%)·박원순 서울시장(6.2%)·이재명 성남시장(5.1%)에 이어 3.8%를 얻는 데 그쳤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올해 들어 김 전 대표는 꾸준히 '위기설'에 휩싸여왔다. 4·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옥새투쟁' 등을 거치며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 간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졌고, 이는 지금까지도 여당의 '뇌관'으로 꼽힌다. 결국 선거도 참패해 민심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달 전당대회에서는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를 친박계가 장악하자, 비박계의 수장격인 김 전 대표의 입지는 한층 좁아졌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이를 타개할 모멘텀은 아직 찾지 못했다. 민생투어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고 지지율은 제자리를 걷고 있다. 김 전 대표로서는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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