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호 현대重 플랜트본부 “과거 성공에 안주했다”…자성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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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1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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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현대중공업 플랜트 부문 대표의 서한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박철호 현대중공업 플랜트사업본부 대표는 지난 13일 사업본부 임직원 1400여명에게 보낸 서한문에서 “최근 경영 악화로 우리 사업본부가 비전을 잃고, 임직원 여러분의 사기와 의욕도 크게 떨어져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며, 사업대표로서 무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플랜트사업본부는 1975년 보일러 등 제작을 시작으로 발전과 화공 EPC(일괄도급방식)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는 등 성장을 거듭했고, 특히 중동에서 많은 공사를 수행해 왔다.

현재 이 사업 본부의 올해 수주 목표는 10억 달러지만, 7월 말까지 2억9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박 대표는 “과거 성공에 안주해 경쟁력 강화에 소홀했다”면서 “조선 등 주력 사업의 성과에 묻혀 최근까지도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착각해 왔고, 그렇게 포장돼 온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급기야 2013년 이후 무리한 저가·과잉 수주로 큰 위기에 빠졌으며, 회사 전체의 재무 건전성에도 매우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다”고도 했다.

이어 “진행 중인 대형 발전공사들의 공기 준수와 손실 최소화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어려운 현지 상황으로 추가 손실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저유가 국면이 예상보다도 훨씬 길어지고, 예정된 투자계획이 축소·지연되거나 취소되고 있어 시장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경쟁사들은 생존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시공중심 탈피 사업 개발, 자금조달, 지분투자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역량을 인정하고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하다. 특히 중동에서의 현지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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