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현지시간 20~21일 이틀에 걸쳐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의 정례회의를 앞두고 어떤 결정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리 동결론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해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정책위원들 다수가 최근 연내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시기가 9월보다는 12월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가 이코노미스트 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조사에서는 85%가 넘는 이코노미스트들이 이달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이달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12%로 낮게 반영하고 있다. 12월 가능성은 48%로 보고 있다. 작년 12월 연준이 근 10년래 처음으로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했을 때 선물시장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80%에 가깝게 반영했었다.
특히 연준의 블랙아웃(회의 일주일 전부터 공개 발언을 하지 않는 기간)이 시작되기 하루 전에 나온 연준 정책위원의 마지막 공식 발언은 비둘기파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금리 동결론에 힘을 실었다.
현지시간 12일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는 시카고 의회에서 미국의 고용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통화 긴축을 추진해야 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물가 상승률의 과열보다는 미달로 인한 우려가 더 큰 상황이라며 대외 수요 약화와 부진한 생산성 등이 경제 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비둘기파인 브레이너드 이사가 매파적으로 태도를 전환하면서 시장을 금리인상 쪽으로 가이드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이후 조기 금리인상 전망은 급격히 식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브레이너드 이사의 발언 이후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종전의 40%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JS)은 엇갈리는 경제지표 역시 연준이 이번 달 금리인상을 추진하기에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망치를 상회했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현지시간 16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비 0.2% 상승했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0.3% 오르며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전년 동기 대비로는 CPI가 1.1% 올라서 전망치인 1.0%를 웃돌았고, 근원 CPI는 2.3%로 7월의 2.2% 보다 한층 개선됐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목표로 삼는 인플레 지표는 상무부가 발표하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PCE 물가지수 목표치를 2%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 지수는 7월에 전년비 0.8% 상승에 그쳤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했을 때에도 5개월 연속 1.6%에서 정체됐다. 8월 PCE 물가지수는 이달 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16일 발표된 미시간대학의 9월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는 89.8로 전망치인 90.8을 밑돌았다. 게다가 내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3%에 그쳐 6년래 최저치에 머물렀고,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5%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은 연준이 12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추가 근거”라고 분석했다.
만약 9월에 금리가 동결될 경우 연준은 연말까지 11월과 12월 두 차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또 다시 금리인상을 논의하게 된다. 다만 11월 1~2일 회의는 대선을 일주일을 남겨놓은 상황이라 통화정책이 변경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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