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현금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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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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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유가 여파로 세수 줄면서 예비비 헐어 적자 메워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저유가로 러시아 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정부의 예비비마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최근 2년여 가가까이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러시아는 재정적자가 날 경우를 대비해 모아둔 예비비마저 손을 대고 있다고 CNN머니가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재무부에 따르면 정부 예비비는 이달 322억달러로 급감했다. 이는 국제유가가 급락하기전인 2014년 9월 917억달러의 3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말에는 러시아 예비비가 지금의 절반인 150억달러로 반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온드레이 슈나이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N과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속도라면 러시아 예비비는 수개월 뒤에는 아예 바닥나 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현금 고갈의 가장 큰 이유는 저유가다. 러시아의 올해 예산은 배럴당 50달러 유가를 기준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올들어 8월까지 국제유가는 평균 배럴당 40달러 초반에 불과했다. 유가가 떨어지면서 불과 2년전 러시아 정부 세수의 절반을 차지하던 석유의 비중은 현재 37%로 떨어졌다. 석유관련 세수가 크게 줄면서 정부는 재정 비상금인 예비비를 빼쓰기 시작했으며 결과적으로 예비비의 양의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러시아는 예비비가 고갈되면 미래 연금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자금으로 배당돼 있는 복지기금을 적자 메우기에 동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용도로 배정된 돈까지 끌어쓸 경우 러시아 재정에 매우 큰 혼란을 야기 할 위험도 있다. 

저유가와 함께 러시아의 경제적 영향력은 매우 줄어들고 있으며 , 유럽 내의 시장 점유율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높지는 않을 것으로 러시아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의 거시경제부장인 키릴 트레마소프는 이달 초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러시아) 경제규모는 계속 줄어들며, (경제도) 더욱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레마소프는 내년 유가는 41달러 전후에 머물 것으로 보았으며, 이는 러시아의 경제성장에 더욱 타격을 줘 내년 경제성장은 0.7%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도 줄어들고 있다. 러시아 외환보유액은 현재 3950억달러로 적지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 2013년 10월 5240억달러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다. 최근 몇년간 러시아가 루불화 방어를 위해 시장개입에 나섰지만 실패했고 대신 2014~2015년에만 1400억달러 이상의 외환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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