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이 1년 전 도입한 '원 호스피털 통합운영 제도(One Hospital System)'가 교수들의 피로도 누적을 당면과제로 맞게 됐다.
18일 이들 병원에 따르면 '하나의 병원, 두개의 분원' 개념으로 실시 중인 이 제도는 지난 1년간 수익면에서 양측 모두 동반 상승하는 성과를 냈다.
서울성모병원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일평균 외래환자수는 작년 동기보다 각각 10.1%, 11.7% 증가했다. 여의도성모병원도 17.6%와 15.6%씩 늘었다.
특히 서울성모병원은 올 상반기 일평균 외래환자가 8112명으로 개원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병상가동률은 94%로 사실상 ‘만실’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병원의 수익 상승은 유명 진료과 교수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두 병원은 통합운영 이후 ‘교차진료(순환진료)’를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다. 서울성모병원의 명망 있는 교수가 여의도성모병원으로 가거나, 여의도성모 교수가 서울성모병원에서 외래진료를 하거나 필요한 경우 수술까지 하는 방식이다.
현재 외과·순환기내과·정형외과·혈액내과·안과·신경과·비뇨기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총 9개 임상과 교수진 18명이 교차진료를 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안과 분야 권위자인 김만수 교수를 비롯해 조혈모세포이식 전문가인 김동욱 교수가, 여의도성모병원에서는 부정맥 권위자인 순환기내과 이만영 교수 등이 교차진료 중이다.
일단 환자들의 호응은 뜨겁다는 게 병원 측의 평가다.
두 병원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승기배 원장은 "통합운영 이후 가장 좋은 점이 바로 교차진료"라며 "특히 2차 병원인 여의도성모병원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3차 병원인 서울성모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어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로 인해 높아진 의료진의 피로도는 인정했다. 그는 "교수들이 (교차진료로) 피곤한 것이 사실"이라며 "일종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으나 수고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보완책을 고심 중"이라고 토로했다.
교차진료 수혜 병원인 여의도성모병원도 해소 방안을 찾고 있다.
권순용 여의도성모병원 의무원장은 "주 1회 단발성 진료 등은 진료의 연속성과 능률 측면에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며 "앞으로는 진료횟수와 시간을 늘리고, 의료진 피로도 해소를 위해 6개월 이상 중장기적으로 한곳에서 근무하다 옮기는 방식 등으로 제도를 보완해 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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