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보수적인 인도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일까? 최근 인도가 트랜스젠더를 향해 리지만 차츰 변해가고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2살의 루드라니 체트리 차우한은 지난 2015년 인도에 처음으로 트렌스젠더 모델 에이전시를 세웠다. 예전부터 모델같다는 소리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던 차우한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왜 인생의 절반이상을 여성적으로 아름답게 보이고 싶어하는 트렌스젠더들은 모델을 할 수 없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최초로 않았던 트렌스젠더 모델 회사를 세운 차우한은 "그저 앉아서 다른 사람들이 해주길 기다릴 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 끝에 올해 3명의 트렌스 젠더 모델이 인도의 잡지에 표지 인물로 나오기 했으며, 그 중 한 명은 트렌스모델 에이전시 '볼드'의 대표인 차우한 자신이었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모델을 표지에 등장시킨 반니타(Vanitha)는 인도 서남부 케랄라에서 사용하는 말라얄람어로 발행되는 여성잡지다. 이 잡지의 에디터인 마드후 차란은 "그 표지가 나간 이후 독자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면서 "우리는 이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든 평범한 삶을 살아갈 천부적인 인권이 있다는 사실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반니타 이전에 수많은 잡지로부터 외면을 당한 적이 있는 차우한은 "패션 업계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공객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히거나 적어도 성소수자들에게는 우호적이지만 소수자들을 직접 잡지에 싣는 것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여전히 남성과 여성의 고정적인 성역할에 인식이 있으며, 트랜스젠더의 역할은 구걸이나 매춘 등으로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인도 사회의 분위기는 여전히 가부장적이다. 동성결혼은 한때 합법화되었으나, 지난 2013년에 다시 금지됐다. 심지어 동성간의 성행위 역시 처벌의 대상이 된다. 정부의 관료들이 서슴없이 동성애비하 발언을 수시로 내뱉기도 하다. 대부분의 트랜스젠더 혹은 성소수자들은 직업을 얻기 힘들어 구걸을 하거나 매춘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2년간 인도 사회에도 조금씩 변화는 생기고 있다. 2015년 인도에서 최초로 트랜스젠더 시장이 탄생했으며, 트랜스젠더 여성이 경찰관이 되기도 했다. 올해초에는 트랜스젠더의 권리와 권익을 보호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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