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원외정당인 민주당과의 통합을 선언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야권 '새판짜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이날 경기도 광주의 해공 신익희 선생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두 당의 통합을 선언한다"며 "우리의 통합은 삶의 벼랑 끝에서 희망을 잃어가는 국민을 위한 희망 선언이며, 분열과 좌절을 딛고 일어나 정권교체로 나아가는 희망의 대장정 출발 선언"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해공 신익희 선생이 민주당을 창당한 지 61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자리에는 지난 2014년 9월 창당된 원외정당인 민주당의 김민석 대표도 참석했다. 당명은 '더불어민주당'을 유지하고 약칭은 전통을 감안해 '민주당'으로 쓰기로 합의했다.
추 대표는 "1956년 해공 자신이 후보로 나선 정·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내건 공약이 '못살겠다 갈아보자'이다. 민심을 휘어잡은 그 구호가 6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된다"며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무능 정부를 고칠 유일한 처방전이 통합이다. 조각난 국민의 통합, 흩어진 민주세력의 통합"이라며 "통합된 민주개혁세력이 집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국회에서 추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대표가 며칠 전 찾아와서 아무 조건없이 정권을 교체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면서 "이게 통합의 시작"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날 선언은 '정치적 통합 선언'이고 추후 당 중앙위원회와 당무위원회 등을 거쳐 법적 절차를 거친다는 설명이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란 이름이야말로 야당의 상징이고 모태이고 정체성이라고 했다"며 "더민주를 지켜가면서 약칭을 전통이 있는 민주당으로 쓰자는 게 작은 합의 같지만, 민주당을 지켜오던 사람들에겐 굉장히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통합 후 김 대표의 재보선 출마 가능성 등 당 내 역할에 대해 묻자 추 대표는 "'백의종군' 속에 다 들어가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앞서 추 대표는 통합을 선언하면서 "김민석 동지도 백의종군의 자세로 참여했다. 민주개혁세력이 더 큰 통합을 위해 함께 품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더민주의 이번 민주당 흡수는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제 1야당으로서의 정통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제2야당인 국민의당과 야권 적통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고 범야권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이 야당의 텃밭인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세 불리기에 나선만큼 기선을 제압한다는 면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추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민주당 통합은 소(小)통합"이라며 "정치가 생물이라 했듯 더민주가 울타리를 넓게 치면 어떤 것도 가능하다"라고도 말해 향후 야권 대통합을 추진할 뜻도 시사했다.
다만 국민의당을 비롯해 원외 인사들을 당으로 모셔오는 방식의 통합을 뜻하느냐는 질문에는 "진도가 너무 빨리 나가면 숨을 쉬기 어렵다"고 답했다.
헌편 이해찬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그는 "내일 논의할 예정"이라며 "사전에 최고위원들에게 양해를 구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일 제가 정식으로 (논의)하겠다고 생각한 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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