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보증 수표로 검증난 음악 예능이 어김없이 추석에도 통했다. 16일 방영된 KBS2 ‘노래싸움-승부’가 추석 파일럿 중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으로 1부는 4.8%, 2부 10.6%를 기록했다. 파일럿 중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음악 감독 김형석, 윤종신, 정재형, 이상민, 윤도현이 연예인 15명이 팀을 이뤄 노래 경연을 펼치는 형식이다. 음악은 물론 예능에도 베테랑인 음악감독들의 전략 싸움이 웃음 포인트로 작용했다.
SBS는 이영애 효과를 제대로 봤다. ‘노래 부르는 스타-부르스타’는 예능 출연이 거의 없었던 이영애를 게스트로 초청해 방송 전부터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장악했다. 시청률은 1부는 5.2%, 2부는 6.9%. 밤 11시 20분부터 방송됐음을 고려하면 나쁜 성적이 아니다. 하지만 실력파 가수들이 노래에 콤플렉스를 가진 스타에게 보컬 레슨을 한다는 포맷이 무색하게 이영애 다큐멘터리로 전략했다. 고추를 말리고 자녀를 돌보는 ‘주부’ 이영애에 현미경을 들이대는 바람에 보컬 레슨은 뒷전이었다. 방송 말미에도 이영애의 노래 실력은 여전히 미흡했고 엔딩 무대는 MC 김건모의 몫이었다.
SBS ‘씬스틸러’에서는 대본 대로 연기하는 ‘대본배우’와 대본 없이 연기하는 ‘애드리브 배우’가 연기대결을 펼쳤다. 배우의 연기력을 재료로 한 예능이라는 점이 신선했다. 기획만큼 캐스팅에도 공을 들였다. 저만의 색을 지닌 베테랑 박해미·오광록·황석정·김정태와 개그맨 출신으로 감초 역할을 전문으로 하는 정준하·김신영, 아이돌임에도 연기력 논란을 겪지 않은 민아·바로까지 골고루 출연시켰다. 자존심을 걸고 치열하게 대결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전에 볼 수 없던 재미였다. ‘애드리브 배우’의 예상치 못한 연기에 시청자는 물론 출연진도 전율과 감탄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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