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이번 작품에서 언어들은 시와 같이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우리말이 무대 위에서 배우에 의해 시적으로 표현될 때 더 아름답다는 것을 관객들이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연극 ‘사랑별곡’의 연출을 맡은 구태환 연출은 지난 7일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 편의 아름다운 시같은 무대로 유명한 연극 사랑별곡이 2년만에 돌아왔다. 올해 공연에는 배우 이순재, 손숙, 고인배가 출연해 가슴 절절한 그들의 사연을 전할 예정이다.
연극 사랑별곡은 강화도의 한 시골 장터를 배경으로 우리네 부모님의 ‘정(情)’과 ‘한(恨)’의 정서를 노부부 순자와 박씨의 이야기로 군더더기없이 풀어낸 작품이다. 노부부 각자의 마음에 묻어둔 진심과 사랑을 가슴 뭉클한 순애보로 그려냈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시와같은 대사다. 일상의 언어로 대사가 완성됐다면 신파극에 그쳤을 작품에 시적 감각이 더해지면서 관객들이 더 공감할 수 있는 감동 요소를 만들어냈다.
이순재와 함께 박씨 역에 더블 캐스팅된 고인배는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시적으로 승화됐다는게 곱씹을만하다”면서 “대사를 암기하고 직접 연기하면서도 대사를 하는 과정이 아름답고 포근히 와 닿는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과 문제를 다루고 있다.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모습과 오갈 곳없는 고립된 노인들의 얘기는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구태환 연출은 “우리 사회는 해마다 정신없이 급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돌아봐야할 부분은 역시 사람의 문제다.”며 “사랑별곡은 이런 부분에서 관객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얘기를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순재, 손숙, 고인배라는 한국 대표 거장 배우들의 만남도 관객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순재는 그동안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고, 손숙은 최근 연극 ‘햄릿’에서 우아한 왕비 역을 맡아 열연한 바 있다.
손숙은 “두 배우와 무대에서 함께 서는 것은 처음이지만 워낙 오래전부터 가족처럼 친한 사람들이라 편하다”면서 “왕비 역할을 연기한지 한 달도 안 돼서 시골 아낙네 역을 맡으니 낯설지만, 지금의 역할이 원래 내 모습같다”고 피력했다.
공연 관계자는 “사랑별곡은 소탈하고 정이 가득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남녀노소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한 층 더 진해진 감동과 울림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랑별곡은 10월1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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