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세계 최대 PC제조업체 레노버의 모회사인 레전드홀딩스가 또 다시 거액의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텐센트(텅쉰)커지(騰訊科技)에 따르면 레전드홀딩스가 18일 산하 부동산개발업체인 룽커즈디(融科智地)가 보유한 41개 기업의 주식과 채권, 42곳 부동산의 소유권을 137억8843만 위안(약 2조3131억원)에 부동산 기업 룽창중궈(融創中國)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19일 보도했다.
레전드홀딩스가 매각을 결정한 42곳 부동산은 수도 베이징은 물론, 톈진, 충칭, 항저우 등 16곳 주요 도시에 분포하고 있으며 총 대지면적 693만7000㎡, 총 건축면적은 1802만2000㎡에 달한다.
레전드홀딩스의 부동산 자산 매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레노버 측은 올 초 "비핵심 운용 자산 현금화로 PC 등 소비제품과 서비스업 분야 투자자금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부동산 자산 매각에 속도를 올려왔다.
지난 3월 류촨즈(柳傳志) 레전드 홀딩스 회장은 "2016년은 물론 먼 미래를 대비해 레전드홀딩스는 전략적 투자 대상 분야를 금융서비스, 의료서비스, 농업과 식품, 인터넷과 혁신소비 등 분야로 좁힐 것"이라고 선언했다. 레전드홀딩스 경영진의 "중국 부동산 시장의 미래는 없다"는 부정적 전망도 관련 자산 매각에 힘을 실었다.
레전드홀딩스의 부동산 매각이 이어지면서 올 상반기 영업실적 논란도 일었다. 올해 상반기 레전드홀딩스의 매출은 1349억9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레노버의 매출이 1252억2000만 위안으로 전체의 92.8%를 차지했다. 이를 제외한 매출액의 절반 가량이 부동산 자산 매각에 따른 것이다. 전체 순익의 40% 이상도 부동산 수입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레전드홀딩스 영업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최근 레노버는 주력사업군인 PC와 태블릿, 스마트폰 등 스마트 디바이스 분야 실적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 2분기 관련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7% 감소했으며 순익도 2.4% 줄었다.
중국 최대 민영기업의 왕좌도 내줬다. 지난달 말 중국공상연맹이 발표한 '2016 중국 500대 민영기업' 순위에서 지난해 1위였던 레노버는 4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매출 3950억 위안의 화웨이가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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